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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집반 스님들의 자비참법 기도

가람지기 | 2009.01.12 16:42 | 조회 5356

강원 1학년 때는 "치문경훈"이라는 글을 봅니다.

당나라 시대의 큰 스님 '위산 대원선사'가 남기신

초발심자를 위한 경책의 글로부터 역대 고승들이 남긴

편지글, 법문 등을 이 때 배웁니다.

그래서 강원에서는 1학년을 치문반이라고 부르죠.

2학년 때는 '서장', '도서', '절요', '선요'라는 네 가지 과목을 배웁니다.

그래서 사집(四集:네 가지 과목을 모음)이라고 부릅니다.

이 네 과목 역시 역사 속 큰스님들이 남기신 선법문입니다.

참선의 요지, 깨침으로 가는 길에 있어서의

이정표를 이 때 배웁니다.

3학년에 이르러서야 부처님의 경전을 볼 수 있습니다.

"능엄경", "기신론","금강경", "원각경" 네 과목이 그것입니다.

이들은 부처님의 직접적인 음성이므로

사교(四敎:네 가지 가르침을 배움)라고 부릅니다.

4학년 때는 "화엄경"이라고 하는 방대한

부처님 가르침의 바다를 서핑하는 기간입니다.

그래서 '화엄반'이라고 통칭하곤 하죠.

사집반 때까지 자비로운 어른스님들의 음성을 통해

불법의 바다가 짠지 싱거운지 맛을 보았다면

사교반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부처님께 그 바다에서 헤엄을 쳐야 합니다.

때론 파도가 덮쳐 올 수도 있고

때론 강렬한 햇빛 아래 기운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집을 마치고 사교에 올라가기 전

자비도량참법 기도를 합니다.

참회를 통해 게을렀던 지난 날을 반성하고

앞으로 경전을 보는 동안 나와 반 모두에게

아무런 장애가 없기를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이제, 사집을 마치고 사교를 시작할 사랑스런 후배 스님들의

기도소리가 온 도량을 메웁니다.

그들의 지심귀명례 한 번에

그 소리를 듣는 우리 대중 모두의 마음도

청정해지고

추위를 참으며 절하는 한 자리에

우리 대중 모두의 마음도 부처님을 향해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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