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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율원 개원 기사 - 현대불교신문-

가람지기 | 2008.04.06 13:05 | 조회 4312

운문사 보현율원 개원

경북 청도 운문사(雲門寺)는 지난 4일 보현율원(普賢律院)을 개원했다. 8명의 비구니가 1기생으로 율학연구에 몰두할 것을 서원했다. 경학을 연찬하는 강원(講院)으로 그 전통과 학맥을 드날리는 운문사에 새로이 율원을 개원한 의의는 자못 크지 않을 수 없다. 보현율원은 정법이 오래 가기를 원하고 정법구주(正法久住) 승단의 화합을 기원하며 승단의 기강확립을 위해 개원했다. 앞으로 이들 8명의 율원생들은 개원목적에 부합되는 연수를 거쳐 비구니 율사로서 종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율원장을 맡은 명성스님은 ‘치기언과기행(恥其言過其行)’을 역설했다. 이 뜻은 ‘그 말이 그 행보다 지나치는 것을 부끄러이 여겨라’다. 즉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라는 뜻이다. 율(律)은 행동을 규제하는 규범이다. 불자들은 흔히 재가불자든 출가불자든 계율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제약을 주는 것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계율이 구속이냐 아니면 공부에 큰 도움이 되는 조도(助道)의 역할을 하느냐는 계율이 가진 뜻을 조금이라도 깊이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오계를 보더라도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사음(不邪淫).불망어(不妄語).불음주어(不飮酒)등으로 ’不‘字를 앞세워 ’∼하지마라‘로 풀이하고 있다. 그래서 구속이요 제약이라 여기는 것이리라.

그러나 문자에 국한되지 않고 더 적극적인 생각으로 오계를 대하면 그 속에 담긴 뜻이 다르게,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일타(日陀)스님은 재가불자에게 오계를 일러주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살생하지 아니하고 자비심을 가지리다’, ‘도둑질 하지않고 복덕을 지으리다’, ‘사음.간음 하지 않고 청정행을 지키리다’,‘망어를 하지않고 진실을 말하리다’,‘음주를 아니하고 지혜를 키우리다’ 즉 오계를 통해 자비.복덕.청정.진실.지혜를 갖게 한다고. 어디 오계뿐이랴. 부처님이 이르신 계는 모두가 공부인에게 더 잘하라는 가르침이 아닌가. 보현율원의 융창으로 청정가풍이 널리 퍼지기를 거듭 기원한다.

이진두 / 논설위원

[불교신문 2416호/ 4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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