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불광산사 체험기
안녕하십니까? 대교반 수묵입니다. 저는 어릴 때 버스타고 왕복 4시간 거리인 절에 주말마다 출석 100% 달성할 정도로 절을 좋아했습니다. 불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어떻게 열심히 다니게 되었을까요? 어떤 스님들은 제가 불교와 인연이 깊다고 하시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햄버거와 매주 받는 선물을 통한 환희심과 신심 충만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절도 잠시, 중고등학교 때부터는 학생불자로서의 의무만 강조하는 절이 너무나 싫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는 어머니의 권유에 절에 갔습니다. 이십대의 첫 해외나들이는 절에서 가는 대만이었습니다. 그 곳은 재가자와 출가자가 함께 생활합니다. 하루는 한국에서 오신 스님들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국 놔두고 왜 여기서 이러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은 각을 잡아 개어 놓아야 합니다. 각이 틀어지면 작성입니다. 칫솔 놓는 방향 심지어 양치컵의 손잡이 방향이 틀려도 작성입니다. 한 학기에 한번씩 1주일 정진도 합니다. 최소한의 청소와 꺼리 준비 운력만 하면서 염불정진 또는 참선정진을 합니다. 진짜 신심이 나고 이러한 1주일 기도 중 불가사의한 일도 종종 일어난다고 합니다. 초하루, 보름에 입선이 끝나면 기도를 합니다. 한철에 한번 엄격한 분위기에서 부처님 앞에 발로참회하는 자자, 각 계첩에 따른 포살, 이 모든 것이 철저하게 지켜지며 학인 한명 한명은 포교를 위한, 종단을 위한 인재로 교육되어집니다. 철저한 수행과 교육이 병행하고 있는 강원! 하지만, 아무리 좋아 보여도 한국 비구니 승단과 달리 자유로운듯 하면서도 중앙 집중관리체제 아래에서 움직이는 불광산사 승단이 갑갑해 보였습니다. 인도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가지 못합니다. 스님들의 능력을 중앙에서 결정짓기에 이러이러한 곳에서 근무를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운문사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곳이 어느 정도 좋은지 느낄 여유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돌이켜 보는 시간도 가져 보지 못한 채 하루하루 아둥바둥 살고 있습니다. 이제 한번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을 반성하면서 상대방도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들은 아침마다 ‘聞我名者免三途 見我形者得解脫’라는 구절을 발원합니다. 지금 생활이 밑바탕이 되어서 우리와 인연되는 모든 중생들이 환희심을 내고 신심을 발하고 희망을 가지고 방편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봅시다.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향하여 현재를 즐기시는 운문인이 되시길 바라며 차례법문을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