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존자님의 라이타_범서스님

가람지기 | 2011.10.26 19:04 | 조회 3320


존자님의 라이타

 

차례법문은 항상 기다려 집니다

치문때부터 법사스님에 법문을 들으며 짠 한 그 무엇에 눈물을 흘리며 경전 속 말보다 더욱 제자신을 일깨워준 그 한마디에 밀려오는 가슴을 부여잡기도 했었는데...

제가 그 자리에 앉아 있네요

참 긴시간을 기다린 대교반 범서입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소중한 추억거리지만 그땐 왜 그리도 어렵고 힘들었던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조그만 여유가 있었으면 됐는데 말입니다

저의 운문사 첫날은 원더걸스의 방부곡으로 텔미춤을 추며 시작되었습니다.

둘째날도 앵콜공연으로 설현당 갔습니다

언제 또 다시 앨콜공연의 인터폰이 걸려올지 알수없는 불안과 걱정으로 뜬밤을 지새우던 셋째날 밤

꿈속에서도 전 사리암 법당에서 텔미을 추고 있었습니다
막 춤을 추고있는데 존자님께서 라이타 하나를 던져주시더라고요
무슨의미였을까요...

아시다시피 치문은 그렇듯 무슨 의미인지 조차 생각할수 있는시기는 아니였으니까요
계속 이어지는 습의와 경책

추운 새벽 속조끼가 다 젖도록 밥상을 날으던 눈물의 첫철종두막내를 보내던 그 시간속에서 저마다 노력하는 모습이였지만 상반스님들의 눈에는 늘 서툴게 보였나 봅니다

가끔 터질듯 답답해지는 가슴을 달래기 위해 사리암에 올라가 삼배를 하고 올려다 보면 존자님은 마냥 빙그레 웃어주십니다 아시는듯 모르시는듯 존자님도 나도 한때 그럴때가 있었다고 말하시는것 같아 눈물을 닦으며 같이 웃어봅니다

상반스님의 경책에 속상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머터럽고 지혜롭지 못함에 지대방에서 남몰래 눈물 흘릴때 손잡아 용기주던 도반스님

치문 가을철 부반장소임으로 몸이 힘들어 하는 모습에 소등하고 난후 어디서 구했는지 이불속으로 공진당 하나를 넣어주며 먹고 자라던 도반스님의 따뜻한 마음의 배려

작은별좌를 살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저에게 보이지 않게 서로 서로 도와주며 힘이되어주던 도반스님

넉넉하지 않은 환경속에 강원이라는 제도권 안에서 시작된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이 작은종이에 도반스님의 고마움을 다 표현할수는 없지만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도반이라는 거대함이있어 여기까지 왔나 봅니다. 수행자에게 있어 졸업이라는 단어는 어색하지만 졸업을 앞두고 운문사에서의 수많은 추억들을 되세기며

문득 치문시절 존자님께서 텔미를 추던 저에게 라이타를 던져 주시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아마도 그 라이타는 저의 운문사 생활에 빛이 되어줄 38명의 도반스님이였던것 같습니다 운문사의 새로운 시작으로 만난 도반스님,,

아마 저는 저희반스님이 없었더라면 이 법상에 앉지 못했을것입니다

오직 일대사를 마치겠다는 일념으로 한 집에 모여 같이 머리를 깎고 같이 자고 같이 밥먹고 이 모든것을 함께한 도반스님이 있어 전 행복합니다. 요즘 화엄경을 배우면서 저에게 화장장엄세계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어디 따로있겠습니까? 큰방에서 도반스님과 찌지고 볶는 이 순간이겠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중중 연기로 엮어있듯이 서로 치밀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에 진정한 목적은 절대로 나만의 행복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하는 행복인거 같습니다.

대중스님여러분 우리의 시작은 치문이라는 이름으로 미비하나 부처님께서 일체모든중생에게 자비의 에너지를 보낸것처럼 우리도 매순간 나와함께 승으로써 본문을 다하는 도반스님에게 사랑의 마음을 간절히 전해보는건 어떨까요?

묵묵히 지켜봐주시고 보살펴주신 은사스님과 여러강사스님 그리고 저의 빛이 되어준 도반스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회향함에 존자님전에 그리고 여러분께 두손모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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