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위없는 보리를 얻게 하소서(응찬스님)

운문사 | 2006.04.10 12:14 | 조회 3222

제가 이제 발심하여 예배하옴은

제 스스로 복을 얻거나 천상에 나며 성문․ 연각 ․보살지위 구함 아니요,

오직 오직 최상승을 의지하옵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냄 이오이다.

원하노니 시방세계 모든 중생이 다 같이 무상보리 얻어지이다.

나무아미타불


새벽예불 108배를 시작하는 게송입니다.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자 서원하는 보현보살의 이 행원력이 108배를 올리는 대중스님의 가슴속에서도 매일 울려퍼지고 있습니까?


무진법계의 무량중생을 위해서 무한의 시겁時劫이 다하도록 거룩한 행을 실천하겠다는 보현보살의 행원이 담겨있는 108배를 하면서, ‘과연 나의 가슴시리도록 간절한 서원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보현행원품」을 하루도 빠짐없이 독송하시는 저희 노스님의 가르침 앞에서도 그러했었고, 강원생활을 하면서도 늘 묻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간 무상의 보리를 얻고자 서원하는 보리심의 인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道에 들어가는 중요한 문은 마음을 내는 것이 으뜸이요, 행을 닦는 긴요한 일은 源을 세움이 첫째라 하였습니다. 원이 세워지면 중생을 구제할 수 있고, 마음을 내면 불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현보살의 행원력에서 실천되는 으뜸의 서원은 보리심을 발하는 것으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고자 하는 서원이며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이 위없는 보리심을 발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비도량참법』2권에도 발보리심을 권청하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ꡒ보리심은 곧 대비심을 발하는 것이니 공덕과 지혜가 끝이 없느니라. 잠깐도 그렇거든 하물며 오랫동안 이리요. 가령 여러 겁 동안 무량한 복을 닦고, 내지 금생에 다른 선을 구족하게 행했더라도 보리심을 발한 공덕의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여 산수와 비유로도 다하지 못하니라.ꡓ

ꡒ또 어떤 사람이 복덕만 짓고 보리심을 발하지 아니하였으면, 마치 밭을 갈고도 종자를 심지 않은 것과 같나니 이미 싹이 없는데 어디서 열매를 구하리오. 모름지기 보리심을 발해야 하나니 인연으로 증명하면 위로는 부처님 은혜를 갚고 아래로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항상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고 삼악도에 나거나 8난에 있을지라도 항상 보리심 발할 것을 생각하여 보리심이 끊어지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울 것이니라.ꡓ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보리심이 모든 착한 법 가운데 으뜸이긴 하지만 반드시 인연이 있어야만 내게 된다고 했습니다. 『권발보리심문』가운데 보리심을 발하는 10가지 인연은,

첫째 부처님의 은혜를 생각함이요.

둘째는 부모의 은혜를 생각함이요.

셋째는 스승의 은혜를 생각함이요.

넷째는 시주의 은혜를 생각함이요.

다섯째는 중생의 은혜를 생각함이요.

여섯째는 생사의 괴로움을 생각함이요.

일곱째는 나의 신령한 마음을 존중함이요.

여덟째는 업장을 참회함이요.

아홉째는 정토에 왕생하기를 구하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법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사교반이 되어 배우고 있는『능엄경』에서 이르기를 “너희들이 결정코 보리심을 내어 부처님의 오묘한 삼마제를 닦을 때에 싫어하거나 게으른 생각이 나지 않게 하려면 응당 먼저 깨달음을 일으키려는 최초의 마음에 두 가지 결정된 이치인 심인심 審因心과 심업본心業本을 밝혀야 하느니라.ꡓ고 하였습니다.


심인심이란, 발심의 인연이 과위果位의 깨달음과 더불어 같은가 다른가를 잘 살펴야하는 것이요, 심업본이란, 보리심을 발해서 결정코 가지가지의 유위상에서 벗어나고자 하여 번뇌의 근본이 무시이래의 업을 드러내고 생멸을 더하게 하되, 누가 짓고 누가 받는가를 잘 살펴야 한다고 하였으니 이렇게 발한 보리심이 바른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마음이 참되면 일이 진실하고, 서원이 넓으면 실행이 깊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허공이 큰 것이 아니라 마음 내는 것이 가장 큰 것이며, 금강이 굳은 것이 아니라 원력이 가장 굳은 것임을 알아서 보리의 마음을 굳게 세워야 합니다.


『대집경』에 이르기를ꡒ백 년 동안 캄캄했던 방이라도 한 등불로 밝힐 수 있다.ꡓ고 했습니다. 이 세상과 우주를 밝히는 등불로 빛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대중스님들의 가슴 가슴마다 발보리심의 등불이 꽃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이 다하고

중생 업이 다하고 번뇌가 다함은

넓고 크고 가없으니 저희들의 회향도 이러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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