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육근을 사량하며 (법완스님)

운문사 | 2006.04.03 12:35 | 조회 2683

삼장원에서 경전을 통찰하시는 화엄반 스님, 후원에서 나물 다듬으시는 사교반 스님, 들에서 자연학습하시는 사집반 스님, 도량청정무하애, 풀 뽑는 치문반 스님, 이 모두를 살피시는 어른 스님. 안녕하십니까? 치문반 법완입니다.


한 생각 지으셔서 오신 분들께 제가 무슨 법문을 한단 말입니까. 하지만 꼭 해야 한다니 저희가 배운 6근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눈으로 볼 때는 바로보라 하셨습니다. 우리가 잡초를 뽑을 때는 육경으로 생긴 망념 뽑아낼 것을 생각하고, 낙엽 지는 것을 볼 때에는 나는 내생을 생각하고 있는가, 과일 공양을 받을 때는 나의 행이 선과를 짓고 있나 악과를 짓고 있나 살펴보고, 더럽다는 똥을 볼 때 에는 식물들의 깨끗한 보양식으로 보고, 거지를 볼 때는 불쌍히 여겨 몇 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복 지을 것을 친히 일러주시는 스승으로 보며, 살인자를 볼 때에는 극악할 것이 아니라 악지식의 모습으로 받을 업보를 몸소 보여주시는 불보살로 보아서 나의 심신을 삼가야 할 것입니다.

귀로 들을 때에는 소리 나는 소리를 들어 귀머거리가 되지 말고 들리지 않은 소리, 강 가득히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야 하며, 지구가 · 우주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모든 경전에는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나옵니다. 아난도 아니요, 수보리도 아니요 250비구, 3000비구 역시 들은 것이 아니라 모년 모월이 없는, 내가 지금 이와 같이 들었다 로 들어야 합니다.

코로는 모든 내음을 분별하는 것이 아니라, 사바세계와 피안의 언덕 사이에 3000년에 한 번 피는 우담바라, 천하를 덮는 큰 꽃이 찰나 간에 피었다 지지만 향기 또한 삼천 년이 간다는 그 향기를 맡아야 합니다.

혀로는 바른 말 고운 말 듣기 좋은 말을 해야 합니다. 방편으로 거짓말도 하지만 부딪혀 소리 나는 말 성난 말 상대방에게 상처 나는 아픈 말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혀로 살생도 한다하여 32개의 백상아성이 둘러막고, 또 밖으로는 아래위로 성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삼업을 지으니 삼가고 삼가서 말해야 합니다.

몸으로는 살생과 음행 도둑질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를 죽이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항상 살아 있었으며 지금도 살아 있으므로 살겠다는 생각을 놓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 숨이 ‘읍’ 하고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분명 몸에 대한 집착, 병고에 대한 두려움을 끊어야 합니다. 마치 청풍료에 들어온 제가 다시 나가지 않고서는 들어오지 못하며 방을 나가면 또 나가지 못하듯 살아 있는데 다시 태어날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테니까요.

뜻은 어디다 둘까요? 우주 만유 유정·무정이 나와 둘이 아님을 근본 마음에 두고 일상생활을 해야 합니다. 정토는 어디입니까? 바로 여기 내 마음이 있는 이 자리 이 곳, 눈만 뜨면 염불소리, 독경소리, 나를 이끌어 주는 도반스님, 중강스님, 어른스님. 도량 내에 나무들, 꽃들, 구름, 하늘. 모두가 법음을 내는데, 문제는 나의 해태심이요, 용맹한 지혜와 덕 없음이 문제입니다. 대중스님 저와 함께 부처님께 기도하지 않겠습니까? 합장해 주십시오.

부처님! 부처님 말씀을 바로 듣고, 바로 믿고, 게으르지 않으며, 원해여래여여행을 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 언제 어느 때 어디서나, 부처님과 법을 여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 저희에게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십시오.

부처님! 운문사 대 도량에, 용녀처럼 변성남한 미래 부처님들 복전에 서로서로 복을 지을 수 있게 신심과 덕과 능력을 주십시오.

부처님! 저희는 보현행원을 세세생생토록 하길 원합니다.


원이차공덕 보급어일체

아등여중생 당생극락국

동견무량수 개공성불도


성불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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