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가사의 의미(정념스님)

운문사 | 2006.04.10 10:53 | 조회 3378

안녕하십니까? 치문반 정념입니다.

온 산하가 화엄의 붉은 화장세계를 이루고 있는 이 가을에 차례법문을 하게 된 치문반 정념입니다. 오늘 저는 대중스님들께 부처님으로부터 우리에게 직접 전해지고 있는 가사와 발우 중 조석으로 예불을 모실 때 항상 수하는 삼의三衣 즉 가사袈娑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라는 것은 의지한다는 것으로써 이것을 의지해서 추위화 더위를 가리며 몸의 예와 위의를 갖추는 것입니다. 의에는 다섯가지 뜻이 있는데, 첫째는 추복 즉 더러움을 가리는 것이고, 둘째는 부끄럽고 뉘우치는 마음을 억제하여 없앰이요, 셋째는 마을에서 걸식함이요, 넷째는 길에 다님에 선이 생김이요, 다섯째는 위의가 청정한 까닭이라 했습니다.

의건도에 이르되, 부처님께서 비구가 길에 다님에 많은 옷이나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을 보시고, “모든 비구를 위해서 옷을 약간 만들게 하고 지나치게 쌓아두지는 못하게 하라.”하셨습니다. 이 때에 부처님이 초저녁에 옷한 벌을 입으시고 맨 땅에 앉아 있으니 한 밤중에 이르러 추위를 느끼셔서 곧 두 벌을 입으시고, 새벽에 이르러서 다시 추움을 느끼시거늘 곧 세 벌을 입으시니 문득 안온하게 머물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모든 제자들이 삼의를 가지기를 허락하시고 지나치게 많이 갖지는 못하게 하셨습니다.

지론에 이르시되, "속인들은 즐거움을 구하기 위한 까닭으로 가지가지 옷을 만들어입고 외도들은 고행을 하는 까닭으로 나체에도 부끄러움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부처님 제자는 이 두 가지 사람들의 행동을 따르지 말고 중도에 처해야 하느니라. 욕심이 적어야 만족함을 알게 되므로 다만 삼의만 가지라." 하셨습니다.

승지율에 이르되, 부처님이 왕사성 제석석굴 앞에서 경행하시다가 논과 밭둑이 분명한 것을 보시고 아란에게 말씀하시되, “과거의 모든 부처님 제자가 이와 같았느니라. 이제부터 이를 의지해서 삼의를 제작하라. 과거 모든 부처님 제자가 이와 같은 옷을 입었으며 미래에 모든 부처님 제자도 또한 이와 같은 옷을 입을지니 내가 지금 칼로써 할제하여 사문의 옷을 만들어서 도둑이 겁탈을 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는 해탈복解脫服이며 복전의福田衣니라.” 하셨습니다.

가사는 수행승이 입는 법의法衣의 하나로 애초에는 사람이 내버린 옷, 또는 죽은 사람의 옷을 백팔염주를 본떠서 백팔장을 모아 불규칙하게 꿰맨 것입니다. 천태소天台疎에 이르되, “청은 공청, 석청, 장양청이요, 황은 황갈색이요, 적은 건타색이요, 흑은 하천벌 밑의 검은 흑색이요, 자는 땅색이니, 이와 같은 다섯색깔로 섞여 물들여서 부정색不正色을 이룬다 하며 이름하여 괴색壞色이라 하니, 섞어 물들인 괴색은 화려하고 사치한 것을 멀리 여의어서 도와 더불어 상응하게 함이니라.” 하셨습니다.

가사의 맨 가장자리를 ‘란’이라 하고 사방 끝 네 군데를 日,月,天,王이라 하고 중앙의 좌우 긴 부분을 상장上長, 위가 짧아서 상단上端인 이 중앙은 대들보 역할을 한다하여 ‘주복’이라 하며, 또 조마다 들떠있는 부분을 잎사귀같다 하여 ‘조엽條葉’이라 합니다.

가사에는 많은 이름들이 있는데, 사문의, 법의, 자비복 등 17가지가 있고, 규격으로써 안타회, 5조는 1장 1단으로 만든 것으로써 울다라승은 7조로써 2장 1단으로 만든 것으로 7조의 상의, 중가의라고 25조까지로 9조,11조,13조는 2장 1단이고, 15조,16조,17조는 3장 1단이며, 21조,23조,25조는 4장 1단으로 만들어진 것으로써 대의, 고승의라고 하며 거리에 나갈 때, 입궐할 때, 걸실할 때 입으며 구품대의九品大衣라고도 합니다.

비화경에 이르되, 여래가 보장부처님 처소에 발원하되 내가 설불할 때에 가사에 다섯공덕이 있으니, 첫째는 나의 법 가운데 들어 혹 중함을 범하고 삿된 것을 보는 것 등의 사대부중이라도 일념一念 가운데에 공경하는 마음으로 존중하면 반드시 저 삼승이 수기할 것이요, 둘째는 천룡과 인귀 등이 만약 능히 아사람의 가사를 조금이라도 공경하면 곧 삼승에 물러나지 않을 얻을 것이요,

셋째는 귀신이나 모든 사람들이 만약 가사를 조금이라도 얻으면 사촌까지도 음식이 충족할 것이요, 넷째는 만약 중생이 서로 뜻이 맞지 않더라도 가사를 생각하는 힘이 있으면 즉시 자비심이 남이요, 다섯째는 만약 전쟁터에 있더라도 가사로조금이라도 가리거나 공경하고 존중하면 항상 승리함을 얻으리니, 만약 내 가사가 이러한 다섯가지 힘이 없으면 곧 시방제불을 속이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처럼 가사는 우리에게 소중하고 소중한 해탈복이며 복전의입니다. 우리 모두 세세생생에 이 가사를 여의지 않고 모든 번뇌망상을 버리고 보리심을 내어 필경에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수행자가 되도록 열심히 수행정진 하시기를 발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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