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나름대로 나란 멋에 살건마는
이 몸은 언젠가는 한 줌 재가 아니리!
묻노라 주인공아 어느 것이 참나 이런고?
안녕하십니까?
푸르른 날들! 그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산천도 푸르고 초목도 푸르고 파아란 하늘, 그래서 마음마저 푸르고 싶은 저는 치문반 향적입니다.
차례법문이라는 엄청난 과제를 안고서 이 시간까지 전전긍긍 참 많이 부담도 되고 걱정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해갈 수없는 순서임을 인지하고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또 정리도 해 보고 오락가락하며 글귀와 문장들을 엮어 썼다가 지우며 다시 쓰고 또 지우고 쓰기를 몇 번이나 거듭했습니다.
운문사의 학인이 되어서 치문반이라는 한 배를 타고 물결 따라 이리저리 몰리며 우루루 쏴아아-. 시간에 쫓기어 종종걸음 치며 총총총 또 뛰기도 하며 눈 깜짝할 사이에 첫 철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직도 제대로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고 불안하고 서투른 하루하루입니다. 무엇보다도 무지한 제가 법문을 해야 한다니 눈앞이 아득- 아니 캄캄하지만 지금 저는 이렇게 법상에 올라앉아 있고 또 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첫 철에 배웠던 위산대원선사 경책에 있는 이런 말씀이 생각납니다.
念念迅速하야 一刹那間에 생각 생각이 신속하야 한 순간에
轉息卽是來生이어니 숨을 돌리면 곧 이 내생이거니
何乃晏然空過리오. 어찌 편안히 헛되이 지내리오.
無常殺鬼가 念念不停하니 무상한 살귀가 찰나찰나에 머무르지 않나니
命不可延이며 時不可待라. 목숨은 가히 연장하지 못하며 시간은 가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구절구절마다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듯 따갑게 와닿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요? 그저 막연하게 살아가며 느끼는 바가 시간이 짧구나, 그리고 세월이 참 빠르구나. 벌써 봄, 아니 여름. 그렇습니다. 길지도 않고 영원하지도 않은 시간 속에서 지내며 배워가며 살아가는데 있어서 우리 서로 힘든 것은 덜 힘들게 도와주고 기쁨은 서로 좋게 나누며 서로 더욱 아끼며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도 어떤 일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힘과 마음으로 무엇이든지 하고, 그러한 자세로 어떤 공부든지 다 열심히 열심히 하다보면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부지런히 수행하고 정진하며 항상 깨어있는 정신으로 진실한 삶을 살아서 올바른 길을 가자고 수없이 명심하고 항상 염두에 두고 지내지만 실제로는 그럭저럭 하다말다 흐지부지 하지나 않았는지 생각해 보니 마음속이 어지럽고 두렵기만 합니다. 봄 서리와 아침 이슬처럼 문득 없어짐이라 하였거늘 무엇을 탐하고 또 그 무엇에 화낼 일이 있겠습니까?
존경하고 존경하는 대중스님!
발원합니다. 진정한 출가자로서 수행의 올바른 길을 감에 나라는 정의와 한계와 가치를 잘 알고 올바른 길을 택하여 환멸의 굴레를 벗어나고 꿈을 일깨우는 법으로써 환한 마음을 깨우쳐 올바른 삶과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아가리라.
모두 행복한 날들 이루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