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 (경문스님)

운문사 | 2005.12.26 16:23 | 조회 7067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반갑습니다. 치문반 경문입니다.

제가 오늘 할 이야기는 마하반야바라밀입니다.

대중스님들께서도 하시는 주력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마하반야바라밀은 제가 하는 주력입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마하반야바라밀의 뜻과, 제가 이것을 주력으로 하게 된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마하반야바라밀의 마하는 범어의 maha로 크다, 많다, 위대하다, 수승하다 등의 뜻을 내포하고 있어서 단순히 크다는 말로는 부족하여 따로 번역하지 않고 마하라고 합니다. 반야는 범어 prajna로 지혜라고 번역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진실생명 본래로 갖추어져 있는 지혜로 근본지, 자성견, 본분광명, 최고의 지혜, 깨달음의 지혜로 단순한 지혜와 구별합니다.

바라밀은 범어 paramita로 도피안 혹은 도무극으로 저 언덕에 가는 것, 지혜의 완성을 뜻하며 보살이 육바라밀을 완성하여 부처가 된다 합니다.

그래서 마하반야바라밀은 ‘크고 수승한 깨달음의 지혜로 저 언덕에 이르는 것’, ‘절대 완전의 지혜로 저 언덕에 도달하는 것’ 입니다. 대중스님들께서도 익히 알고 계셨겠으나 아침, 저녁 예불 때나 모든 법회에서 지송하다보니 식상하여 물고기가 물의 고마움을 모르고 우리들이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상기시켜 보았습니다.


제가 출가 전 다니던 절의 스님께서 법문하시면서 불자라면 누구나 수지독송하는 경전과 주력이 있어야하며 원력을 세우고 기도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보통 주력이라하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불보살님 명호나 ‘옴마니 반메훔’을 떠올릴 것입니다. 저도 스님의 말씀에 따라 ‘어느 주력을 해볼까’ ‘나에게 인연있는 주력은 무엇일까’ 하며 조금 고민하던 차에 반야심경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반야심경에는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오온이 모두 공함을 밝혀보고 모든 괴로움을 건너느니라”하며 또 “보리살타는 반야바라밀에 의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어 전도된 몽상을 멀리 떠나서 마침내 열반하나니 삼세 모든 부처님들도 반야바라밀에 의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그러므로 알지어다. 반야바라밀의 주문은 가장 신령스러운 주문이며 가장 밝은 주문이며, 위없는 주문이며, 비교할 것이 없는 주문이며, 능히 괴로움을 없애서 진실하고 허함이 없으니, 그러므로 반야바라밀의 주문을 설한다” 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에 의지해 마침내 무상정등정각을 이루며 이 반야바라밀이 바로 주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원효스님의 금강삼매경론에도 "주呪란 빈다는 뜻이다. 신주는 위력을 가진 것인데 주문을 외우고 기도하면 복이 오지 않음이 없고, 화禍가 떠나지 않음이 없다. 이곳의 마하반야바라밀도 이와 같다. 사덕四德을 다 갖추고 신력이 있는 까닭에 안으로는 덕을 갖추지 못함이 없고 밖으로는 어리석음을 떠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만약 지극한 마음으로 명구를 외우고 부처님께 간절히 기도한다면 보살과 신인神人은 그 원하는 바를 다 이루어주지 못함이 없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주呪라고 한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저에게 새로운 사실이었습니다. 막연히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가 주문이라 생각했는데,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신주, 명주, 무상주, 등등주는 ‘마하반야바라밀’을 지칭한다 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주력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 중이었으므로 이왕이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님 등 모든 불보살님이 의지해서 깨달음을 성취하는 ‘마하반야바라밀’을 바로 의지해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근세에 ‘마하반야바라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행, 교화하신 큰스님이 계십니다. 몇년 전 열반하신 잠실 불광사 광덕큰스님이십니다. 광덕큰스님께서는 마하반야바라밀을 생활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 예로 불광사에서는 기도할 때 ‘마하반야바라밀 정근’을 합니다. 참 특이했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삼세불모 성취만법 무애위덕 마하반야바라밀


그리고 초·중고등학교 학생법회의 이름도 마하반·반야반·바라밀반으로 부르며 심지어 사찰의 대형버스에 ‘마하반야바라밀’을 가운데와 크게 써 붙이고, 귀퉁이에 조그맣게 ‘잠실 불광사 전화번호’를 써놓았습니다.

우리가 ‘마하반야바라밀’하고 이론에 스치거나 안근에 스치거나 혹은 한번 부르는 것만으로도 공덕이 있다고 하시며 생활곳곳에서 접할수 있게 하셨습니다. 큰스님의 자상하신 배려입니다.

광덕스님이 저술하신 ‘반야심경강의’의 맺는 말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을 바로 알라. 항상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하자.

마하반야바라밀에서 일체장애와 재앙이 즉시 소멸되며,

일체 불보살의 위신력이 자신에게 충만한다.

일체불보살과 거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마하반야바라밀을 생각하는 곳에 불보살의 위덕과 은혜는 넘쳐나고

일체 소망도 성취된다.

마하반야바라밀을 생각하며 나의 생명의 바라밀 실상을 관하자.

환희와 용기는 넘쳐나고 끝없는 조화와 창조는 힘있게 펼쳐진다.

항상 마하반야바라밀을 생각하자.

바라밀실상이 현전하는 것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환희하며 용기를 내자.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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