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진정한 출가(인묵스님)

운문사 | 2005.12.26 13:25 | 조회 2816

가뭄과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서 정진여일하시는 어른스님들과 상반스님들 그리고 치문반의 모습을 이런 자리에서 뵙게 되니 한층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제 불문에 들어온지 얼마되지도 않는 입장에서 이런 자리에 서게됨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부족하나마 가일층 수행자로서 거듭 정진하는 계기로 삼고자 나름대로 "출가"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출가出家라는 어원은 범어로 prvrajita를 풀어쓴 말로 임거林居라고도 하며 '파폐이야'로 소릿말로 적기도 한답니다. 원래는 고대 인도의 바라문교에서 행한 일종의 수행방식인데 불교 등의 신흥종교에서도 이를 채용하여 조건을 갖춘 자들을 가정을 벗어나 출가하여 승려가 될 것을 제창하였다 합니다.

바른 출가란 "보우경"에 이르기를 법다운 바를 믿음에 의한 출가를 추구해야지 왕의 힘에 핍박을 받거나 도적의 억압을 받거나 채무나 빈궁에 쫓겨서 출가해서는 안된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치문 위산 경책 가운데 무릇 출가한 자는 길을 떠나 세간을 초월하고 마음과 몸을 속인과 달리하여 성현의 종자를 이어받아 융성하게 함으로써 마군이 두려워 떨게 하며 여법한 위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출가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어버이를 여의는 것이니 집을 나서는 것이요,

둘째로 도를 깨우치는 것이니 오온의 집을 나서는 것이요,

셋째로 불과를 증득하는 것이니 삼계의 집을 나서는 것이라 합니다.

이 세 가지에 의거하여 삼계를 남김없이 구제해야 한다 함이니 만일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며 그는 외람되게 승의 무리에 섞여 있을 뿐 말과 행동이 거칠고 헛되이 신도의 시주에만 젖어서 예전에 행하던 처신을 조금도 바꾸지 않은 채 일생을 헛되이 보내게 될 것이라 합니다.


치문인으로 한 철 사는 동안에 느낀바 입니다만, 강원생활 속의 규율, 운력, 소임 등 그 중에서도 대중 화합 등 이러한 일들이 수월하지마는 않은 듯 싶습니다.

하지만 힘들때마다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생각해 본답니다. 지금 이 모습 이 자체도 수행자로서 거쳐야할 한 관문일 것이다라고 마음 한 번 돌리면 나름대로 극복해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인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부처님을 의지 신심있는 기도힘도 중한 듯 싶습니다. 진정 수행자답게 사는 모습은 어떠한 모습일까요? 각자 처해 있는 자리, 학인은 학인답게, 참선하시는 스님은 참선 그 자체로, 포교하시는 스님은 포교 그 자체로, 최선을 다하고 청정한 계율을 지키며 부처님께 항상 예불 모시고 넉넉한 마음으로 진심 내지 않는다면, 이 또한 출가자로서 부모의 은혜, 중생의 은혜, 국왕의 은혜, 삼보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요, 성불의 밑거름이 되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무덥고 힘든 여름철. 나태해지기 쉬운데 진정 나는 출가자답게 생활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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