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고맙습니다 - 사미니과 화정

가람지기 | 2018.07.09 18:54 | 조회 1570

이목소의 물소리가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7월입니다.
고맙습니다의 내용으로 차례법문을 하게 된 치문반 화정입니다.

무슨 복이니 이 좋은 세상에 태어나서 어떤 선행을 했는지 출가를 하게 되어 이처럼 아름답고 장엄하고 청정한 도량 운문사에서 덕 높으신 회주스님의 회상에 훌륭하신 어른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냉철한 지혜와 대자비심을 갖춘 상반스님들의 관심과 배려와 옹호 속에서 하루 하루 먹물을 들이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저를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인연에 눈물이 나도록 고맙습니다.
 
어릴 적 어느 날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갔다가 아미타부처님의 48대원을 읽었습니다.
아미타 부처님 48대원 중에 “착한 이가 한 대 모여 살기가 원입니다.”의 글을 읽고 진짜?!
그렇게 착한 사람만 모여 사는 곳이 있을까? 하고 신비롭게 생각하며 의문을 가졌습니다.
만약 그러한 곳이 있으면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라고 혼자 생각했었습니다.
저의 생각이원이 되어 이루어졌습니다.
지금 여기 운문사 도량이 극락이며 지금 이 순간이 행복입니다.
현재 극락 정토에 살고 있으니 매 순간순간, 찰라찰라 행복합니다.
정말로 부처님은 저희들의 소리를 다 들어주시는거 같습니다.
한 알의 곡식이 익어 내 입에 들어오기 까지 무수한 인연의 노고가 깃들어 있듯이,
 불법에 귀의하여 출가사문 부처되는 일대사일이 “어찌 내 덕이겠는가”하고 맘 챙겨봅니다.
국가의 은혜,부모님의 은혜, 스승의 은혜,도반의 은혜, 시주의 은혜. 대자연의 은혜, 대우주의 은혜 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걸음걸음 화두로 삼아 되새기며 크나크신 은혜에 보은할 수 있기를 서원합니다.
청풍료에서 24시간을 함께 호흡하면서 먹고, 입고, 자고, 씻고.
 발우공양습의, 이부자리습의, 승복 습의 석차례습의(염불), 사물 습의 등등
사집반 상반스님들께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귀한 시간내서  꼼꼼히 일러 주심에도 익지 않은 습 때문에 어설픔을 반복하고 반복해서
걱정끼쳐 죄송스럽고 부끄럽습니다.
넓고 크신 아량과 사랑으로 봐 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상반스님들이 부처님이십니다.
습을 바르게 익히도록 애쓰고 애쓰겠습니다.
서투른 면에서는 알아차림 하라고 걱정주시고 안색이 안 좋은가 싶으면 어디가 불편하냐고
틈틈이 안부도 물어 주시는 상반스님의 자비심을 배웠으니 저역시 누구에게나 언제어디서나 자비를 실천하여 보은 하겠습니다.
상반스님께서 걱정하는 자리가 넓고 깊은 사랑임을 알기에 용기와 믿음과 희망을 가집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그동안 밖에서 살면서 익혀온 습을 바꾸는데 몸이 힘들어 용트림을 치고 있지만,
몸은 나의 의식작용으로 조복할 수 있음을 알기에 순간순간 알아차림을 하며 몸이 아파하지않게 나의 육체와 대화 나눔을 합니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아프지 말아달라고, 강원생활 대중생활 잘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부처님께 기도 올립니다.


집을 떠나 출가하는 그 까닭이 무엇인가?
부처님께 귀의하여 모든 고통 벗으려고 욕심 성냄 다 버리고 인색하지 않기를, 이 마음을 삶 속에서 늘 챙기며 참 성품을 갈고 닦아 허공처럼 텅 빈 충만 자연스레 마구니들 항복 받고 물리치길, 이내 몸이 못 깨달아 성불하지 못 한 채로 그럭저럭 세월 가면 모든 일이
헛일이라 했으니 부디 걸음걸음 알아차려 허송세월 보내는 일 없게 하여지이다.


방울방울을 떨어지는 물도 멈추지 않으면 동서남북의 바다에 가득차고 작은 티끌도 털어내지 않고 모으면 오악의 큰 산을 만든다.
사소한 잘못을 막는 것은 근본을 잘 챙기는데 뜻이 있으니 비록 작은 잘못이라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눈, 귀, 코, 입을 막아 거기서 생기는 알음알이를 없애야 하니 색을 보지도 말고, 소리를 듣지도 말라, 이 내 몸이 못 깨달아 성불하지 못한 채로 그럭저럭 세월 가면 모든 일이 헛일이라 했으니 부디 걸음걸음 알아차려 허송세월 보내는 일 없도록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

운문사 모든 대중스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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