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도량석 - 화엄반 중수

최고관리자 | 2016.04.29 15:20 | 조회 2305

도량석

화엄반 24번 중수

 

안녕하십니까? 저는 하루를 시작하는 도량석을 주제로 차례법문 하게 된 화엄반 중수입니다.

저희들은 매일 새벽 도량석을 듣고 일어납니다.대중스님 모두 도량석은 한번쯤 해보셨을거라 생각하는데요 아직 못해본 치문반스님들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운문사강원에서 꼭 한번은 하고 졸업하는 것이 석차례일것입니다.

도량석의 정확한 유래는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물의 발달이 있기전 인도에서는 석장을 울리며 돌았고,나중에는 방울,요령 등이 사용되었다가 현재의 목탁으로 발달되었습니다.따라서 도량석은 목탁석이라고도 하며하루일과 중 예불하기전에 도량을 청정하게 하기 위해 행하는 의식입니다.법계에 모든 유정무정이 혼몽을 떨치고 성불을 향한 경각심을 일으키도록 하기 위함이며, 또한 하루를 시작하는 스님들이 주위의 짐승이나 미물이 예기치않은 피해를 주지않기 위한 의미도 있습니다.그리고 넓게는 도량석을 하는이와 듣는이들로 하여금 발심과 신심을 내게하는 수행이며 포교입니다.

운문사에서는 누구도 피해갈수 없었던 도량석! 저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1초까지도 정확히 해야 되는데 1초 틀렸다고 또는목소리가 작아서 앵콜을받았었습니다.그리고 치문생활의 화려한 한 획을 그은 7일연속, 그것도 두 번이나, 전설의 석차례였지요.저는 운문사에서 뿐만이 아니라 저희 절에서도 파란만장했는데요. 행자시절 도량석 하기 1분전에 일어나기도 하고 15분을 해야되는데5분만에 끝내기도 하고,또 목탁소리를 너무 좋아하는 저희절 개들이 장삼을 물고 따라오는 바람에 발에 걸려 뜰방에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절은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라 비바람부는날에 도량석을 돌기 제일 싫어 했었는데요,하루는 제가 싫어하는걸 하늘이 아신건지 은사스님이 아신건지태풍이 부는날에 예불은 각방예불을해도 도량석은 꼭 해야 된다고 저를 보시면서 대웅전 뜰방에서 도량석을 돌라고 하셨습니다가만히 서있기도 힘든데 비를 맞으면서 목탁을 치니 도량석을 꼭 매일해야하나?하는 생각도 했습니다.그러는 저에게은사스님께서도량석 한번 안올려도 큰일나는건 아니지만 도량석을 안하면 니가 일어나지를 않으니깐 도량석 해야 되지않겠니?”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제가 잠이 좀 많습니다.그래서 도량석은 저에게 그런 수행입니다.

그리고 저희 절 바로 앞에 사시는 노보살님이 계시는데요 불자이시긴한데 초파일때도 안오시고 인사도 안받아주시는 분이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절에 올라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매일같이 똑 같은 시간에 새벽마다 목탁소리가 들려서 너무 대단한 것 같다면서공양미를 올리시고 가셨습니다.도량석 목탁소리를 듣고 환희심을 내시는 보살님을 보고 이런 것이 포교의 하나구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차례법문을 준비할 때 어떻게 차례법문을 쓸까 고민 하던 중 운문사 홈페이지에 학인스님 차례법문에 들어가 형님의 차례법문을 보게 되었는데요, 법문중에 승가에 들어와서 가장 복된 일은 미소 한번 짓는 것만으로도 동사섭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마을에서는 아무리 미소 지어도 그저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할 뿐, 보리심을 내게는 할 수는 없지만, 승가에서는 미소 한 번으로도, 여법하게 걷는 걸음 하나로도, 법당에서 절 한 번 정성스럽게 하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보리심을 내게 할 수 있으니 모든 것이 동사섭이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이러하듯이도량석도정성스럽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념하면서대중스님들과 도량신,더 넓게는 뭇 중생들의 보리심을 이끌어 내는 동사섭 수행이며 포교입니다.

도량석 목탁을 올리때아~벌써 4시야 일어나야 되잖아 더 자고싶어 피곤해~ 이런 생각보다 아~이 목탁소리를 듣고 대중스님들과 모든 중생들이 혼침에서 벗어나 불도를 이루기를바라고, 목탁소리 널리 퍼져 항상 도량이 청정해져서 불보살님께서 강림하시기를 바라며 나와 모든 중생들의 마음도량도 항상 청정하여 발보리심 하기를 발원해야 됩니다. 익숙한 관습에 젖어이러한 발원을 잊고 살기 쉽습니다.사실수행과 포교는다른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여일하게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도량석을 꼭 매일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행자시절과 석차례 날짜가 언제돌아올까 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보낸 치문, 도량석 습의를 시키던 사집,석차례를 안할 것 같았던 사교시절이 지나고 도량석으로 차례법문을 하는 화엄반이 되었습니다. 운문사에서 남은 일년 어른스님들께 감사한 마음과 대중스님들 공경하는 마음으로 회향 잘하기를 바라며 차례법문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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