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대교과 지문스님
“보살님! 딸 절에 두고 가요.” 저의 은사스님의 큰 원력으로 불사는 대웅전만 지어진 상태였고 극락전과 요사채를 지으려고 터만 닦아 놓은 상태였습니다. 도량을 건립함은 부처님께서 새로이 탄생하신다는 의미와 같고 그 공덕은 이루 다 헤아릴 길이 없다고 아함경에 나와 있으며 도량이 건립됨은 이 땅을 불국토로 장엄하는 첩경이며, 그곳에서 무량중생들이 다겁에 쌓은 번뇌와 망상과 업장을 녹이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대도를 얻는 갖가지 수행문을 열어 정각의 절정에 오를 수 있을 것이며 무진한 설법으로 미혹한 중생들을 제도하고 법륜이 항상 구르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파제마경에선 설하고 있습니다. 불상을 조성함에 그 사람은 세세생생 나쁜 길에 태어나지 않고, 하늘이나 인간에게 복을 받아 쾌락하고, 몸은 금빛이며, 용모가 단정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경을 받을 것이며, 만일 인간으로 태어나면 항상 제왕 · 대신 · 장자 · 현선인의 가문에 나서 부귀와 영화를 누릴 것이요, 만일 제왕이 되면 어느 제왕보다 거룩할 것이며, 만일 제왕이 되면 어느 제왕보다 거룩할 것이다. 만일 하늘의 왕이 되면 모든 천왕들 가운데 가장 훌륭함을 누리다가 무수겁을 지난 뒤에는 부처를 이룬다. 라고 우전왕경에 설하고 있습니다. 대중스님 여러분, 2년 전에 운문사에 대웅전 개금불사하신 것을 기억하십니까? 그 때 동참은 많이 하셨습니까? 개금불사에 동참하는 것은 탐, 진, 치의 사미독심을 버리는 수행을 닦는 것이며, 탱화를 조성하거나 그 물감을 시주하여도 천상락의 복을 받고 내세에 복덕 구족한 용모의 자손을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이생에 용모가 조금 마음에 안 드신다면 불상의 조성하거나 개금불사에 동참하셔서 내생에는 좀 더 나은 용모를 기대해보시는 것은 어떠실는지요……. 가사불사의 공덕으로 다음 생에는 상품상생으로 태어나게 되고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더라도 복이 많은 부잣집에 태어나 일찍부터 청법(淸法)을 만나며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금강경]에선 ‘베풀되 베풀었다는 생각이 없이 베풀라’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가르치셨지만 저는 아직 수행이 부족하여서 인지 상이 생기고 복을 받고자 베풀게 되네요……. 한날은 저에게 은사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절에서 1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출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불사를 도와드린 복일까요 지금 이렇게 이 자리에서 대중스님 앞에서 차례법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가는 곳마다 불사를 한다고 힘겨워하고, 어떤 이는 가는 곳마다 불사가 되어 있어 좋다고 자신의 복을 피력합니다. 이루어 놓은 것 이면에는 항상 그것을 이루기 위해 흘린 땀방울이 있습니다. 왕성품 속에서 ‘받는 복’보다는 고된 여정 속에서의 ‘짓는 봇’에 동참하는 것이 미흡한 중생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싶습니다. 복이 있어야 불사도량을 만난다고 합니다. 복이 있는 사람이 복을 짓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깨끗해진 도량을 바라보면 마음도 정갈해집니다. 수고로운 노고를 아끼지 않는 분들이 계시기에 그것을 사용하는 많은 이들이 편리함을 느끼고 기분이 좋아지며 행복을 느낍니다. 불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함이 아닌 대중을 위하는 마음이기에 그 도참에 복이 함께 하는 모양입니다. 저희 절도 계속 불사중이고 요즘 운문사도 불사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들리고 힘들고 불편한 점들이 많습니다. 힘들고 시끄럽고 지치더라도 함께 도와가면서 불사에 동참한다면 무량한 복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시의 한 구절을 소개하고 차례법문을 마칠까합니다. 이생의 소풍을 끝내는 날 저도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수행자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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