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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짓기 전화

덕의동산 | 2010.01.27 09:27 | 조회 3757
 
 
***복 짓기 전화*** 

    ...홍사성... 연초에 가깝게 지내는 K선생과 어느 절 노스님을 찾아뵈었을 때였다. 신년인사를 받은 스님이 우리에게 “휴대전화 가지고 왔느냐”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전화할 데가 있어서 그러니 전화를 빌리자”는 것이었다. K선생이 “이 전화를 쓰시지요” 하면서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스님은 돋보기를 쓰고 번호판을 누른 뒤 그냥 들고만 있다가 전화를 끊었다. 우리가 의아해하자 스님이 웃으며 말했다. “궁금해 할 것 없네. 새해에 자네 복 좀 지어주려는 것이니.” “무슨 말씀이신지요?” “불교TV 후원하는 전화야. 번호는 ‘060-700-****’ (060-700-1032) 한통에 5천원. 전화 한통이면 불교TV도 잘 되고, 자네는 복 짓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는 격 아니겠나.” 의도를 알아챈 우리는 너도나도 ‘복 짓게 해달라’며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스님은 기꺼이 ARS 전화번호를 꾹꾹 누르며 여러 사람의 복을 지어주었다. 새해부터 작은 복을 짓고 얼굴이 환해진 사람들에게 스님은 덕담도 잊지 않았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김대성이 알지? 불국사와 석굴암을 지었다는 신라의 재상 김대성. 그는 전생에 경조라는 가난뱅이였다지. 어느 날 부잣집에 가서 품팔이를 하는데 흥륜사 스님이 화주를 나왔어. 부자가 베 50필을 보시하자 그 스님이 ‘하나를 보시했으니 만 배의 복락을 얻으리라’고 축원을 해주는 거야. 그 말을 듣고 경조는 어머니에게 ‘우리가 가난한 것은 전생에 복을 짓지 못한 탓인데, 금생에 복을 짓지 않으면 내생에 또 가난하게 될 것입니다’ 하면서 고용살이로 마련한 전답을 절에 보시했지. 그 공덕으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재상이 되었는데, 그가 김대성이야. 자네들도 작은 복을 지었으니 곧 만 배로 돌려받을 걸세.” 법문을 듣는 사이 또 손님이 찾아왔다. 스님은 그에게도 휴대전화를 달라고 하더니 웃으면서 전화를 걸었다. 그날 스님이 복 지으라며 건 전화는 10통도 넘었다.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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