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지 모르겠네요.
몇 해 전, 불자 탤런트 김용림 씨와 며느리 김지영 씨가 함께 광고를 했었죠.
"해인사 동판 팔만대장경 조성에
동참해 주세요~"
하는 광고를...
인상깊었던 것은,
결혼 후 시댁을 따라 절에 다니고 있다는 김지영 씨 이름을 비롯한
일가족 네 명, 탤런트 이름이
동판 한 쪽에 가지런히 새겨져 있는
모습이었어요.
대장경 판각 옆에
시주한 개인 혹은 가족들의 이름을
새겨준다는 것이...
어쩌면 그 광고의 핵심 내용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 광고를 보면서 생각했어요.
'우리 불자들이... 저렇게 이름 남기기를 좋아하나?'
내 이름이 남는다는 상을 세워
보시를 할까?
혹은
보시를 행하는 대가로
내 이름이 남아야 하나?
화엄경을 배우면서...
또 한 번,
저 스스로 세우고,
저 스스로 틀을 만들었던
저만의 상이
여지없이 깨지는 환희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나 스스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번 읽고 한 번 외움에 있어
나와 내 가족 모두에게 복덕이 되기를...
내가 부처님 법을 널리 알림에 있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이 행동이
이미 돌아가신 내 부모친척들께도
한량없는 복이 되어
두루 평안하기를...
지금처럼 교통도 통신도 발달하지 않았을
먼먼 옛날에
대장경을 조판함에 있어서
판각 한 장을 시주할 수 있었던
인연 있는 불자님들은,
'내 이름이 남는 것' 따위를 계산하지 않았을 겁니다.
나와 내 주변에서부터 출발하는
작은 평화와 사랑,
나와 내 주변이 실천하는
그 작은 정성이
온 우주법계에 두루 하기만을 발원했겠지요.
그리고...
그 간절한 발원이
오늘 우리들에게도 와 닿고 있음을 알아차리며,
얼마나 환희롭기만 하던지요!
먼 옛날 고려시대의
최복상 양주와
최인관 처사님과 그의 안사람 정씨 보살님,
효성 가득한 차씨 보살님 등...
80권 화엄경
경판마다 새겨진
이름 하나하나 덕분에
오늘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리도 편하게 배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각 장마다 새겨진 그 이름들이
서른 두 가지 모습으로 화현한 관세음보살님의 이름은 아닐까,
말세 중생을 걱정한
부처님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닐까
생각 해 보면서,
오늘 운문에 모인 우리 모두의 이름이
사실은 그와 똑 같은 부처님의 이름이겠거니, 합니다.
운문에서 만난 여러 부처님!
오늘도
한량없는 당신의
공덕 바다로
풍덩~
뛰어들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