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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없는 공덕 바다로...

가람지기 | 2009.10.08 10:24 | 조회 2952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지 모르겠네요.

몇 해 전, 불자 탤런트 김용림 씨와 며느리 김지영 씨가 함께 광고를 했었죠.

"해인사 동판 팔만대장경 조성에  

동참해 주세요~"

하는 광고를...

 

인상깊었던 것은,

결혼 후 시댁을 따라 절에 다니고 있다는 김지영 씨 이름을 비롯한

일가족 네 명, 탤런트 이름이

동판 한 쪽에 가지런히 새겨져 있는

모습이었어요.

 

대장경 판각 옆에

시주한 개인 혹은 가족들의 이름을

새겨준다는 것이...

어쩌면 그 광고의 핵심 내용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 광고를 보면서 생각했어요.

 

'우리 불자들이... 저렇게 이름 남기기를 좋아하나?'

 

내 이름이 남는다는 상을 세워

보시를 할까?

혹은

보시를 행하는 대가로

내 이름이 남아야 하나?

 

화엄경을 배우면서...

또 한 번,

저 스스로 세우고,

저 스스로 틀을 만들었던

저만의 상이

여지없이 깨지는 환희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나 스스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번 읽고 한 번 외움에 있어

나와 내 가족 모두에게 복덕이 되기를...

 

내가 부처님 법을 널리 알림에 있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이 행동이

이미 돌아가신 내 부모친척들께도

한량없는 복이 되어

두루 평안하기를...

 

지금처럼 교통도 통신도 발달하지 않았을

먼먼 옛날에

대장경을 조판함에 있어서

판각 한 장을 시주할 수 있었던

인연 있는 불자님들은,

 

'내 이름이 남는 것' 따위를 계산하지 않았을 겁니다.

 

나와 내 주변에서부터 출발하는

작은 평화와 사랑,

나와 내 주변이 실천하는

그 작은 정성이

온 우주법계에 두루 하기만을 발원했겠지요.

 

그리고...

그 간절한 발원이

오늘 우리들에게도 와 닿고 있음을 알아차리며,

얼마나 환희롭기만 하던지요!

 

먼 옛날 고려시대의

최복상 양주와

최인관 처사님과 그의 안사람 정씨 보살님,

효성 가득한 차씨 보살님 등...

 

80권 화엄경

경판마다 새겨진

이름 하나하나 덕분에

오늘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리도 편하게 배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각 장마다 새겨진 그 이름들이

서른 두 가지 모습으로 화현한 관세음보살님의 이름은 아닐까,

말세 중생을 걱정한

부처님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닐까

생각 해 보면서,

 

오늘 운문에 모인 우리 모두의 이름이

사실은 그와 똑 같은 부처님의 이름이겠거니, 합니다.

 

운문에서 만난 여러 부처님!

오늘도

한량없는 당신의

공덕 바다로

풍덩~

뛰어들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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