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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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깨끗한 개곡에서.....

| 2009.07.09 10:40 | 조회 2497

안녕하세요, 가람지기입니다.
비단 사찰이 있어서 뿐만 아니라
좋은 환경을 가진 많은 곳에서 이런 훼손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산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입장료는 운문사를 관리하고 보수하는 비용으로 쓰입니다.
그 중에는 사찰 영역 내를 충분히 돌아보고 관리해야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열 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잡기 어렵다는 말이 있죠.
운문사는 승가대학으로서 학인스님들이 모여 공부 하는 일을 중점으로 삼고 있는 곳입니다.
'산감', '지객'이라는 이름의 소임이 있어서
때때로 계곡이나 사찰 영역을 돌아보며
계곡에서의 취사행위나 소음이 생길만한 일 등을 제지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스님들의 말'을 듣는 관광객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학인스님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 역시 정해져 있으므로
운문사로 진입하는 계곡 입구나
사리암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계곡 등에는
운문사 스님들의 손길이 (실질적으로) 닿을 수 없습니다.
해서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여러 자원봉사자 분들의 도움도 받습니다만,
이 역시 이분들의 '말'을 듣는 관광객들은 별로 없습니다.

운문사가 있는 운문산 일대는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10년간 입산이 금지되었던 구역이며,
앞으로 10년간 입산을 금지하고 있는 구역입니다.
이 때문에 사리암을 찾는 신도분들과의 잦은 마찰도 있습니다만,
지난 10년 간의 입산 금지를 통해
우리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만큼의
토종 동식물이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다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고,
사람들이 불을 때서 밥을 해 먹지 않았던 시간 10년 입니다.
우리들에게 맑은 공기, 맑은 물을 제공하는
그 고마운 자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 지는
누군가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에 달려 있는 일이라는 말씀 밖에 드릴 것이 없네요.

대신, 김수현 님.
그 날 보신 풍경, 그 날 느끼신 생각들을
이곳에 말씀하신 것 처럼, 주위의 여러분들께 많이 말씀드려 주세요.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무엇을 남겨줘야 할 것인지를
보다 생생하게 알려 주세요.

김수현 님의 그런 말씀 한 마디에도 세상은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이렇게 함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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