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법문 속의 법문 - 송강스님

가람지기 | 2010.07.28 14:26 | 조회 3368

안녕하십니까? 치문반 송강입니다.
저는 오늘 “법문속의 법문”이라는 제목으로 차례법문에 임할까 합니다.
처음 차례법문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제 생각으로는 학인이니까
탁상에 서서 가볍게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봄 차례법문 때 법상에 올라가서 법문을 하는
상반스님들을 보니까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는 무슨 내용으로 말씀드릴까 생각 하다가 법문하는 건 처음이지만
법문은 많이 들었으니까 스님들에게 들은 법문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법문을 많이 들었지만 부산에 있는 절에서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에 하는 법회에
시간이 되면 자주 법문을 들으러 갔는데 좋은 내용의 법문인 것 같아 오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오전 11시면 큰 스님 법문이 시작됩니다. 그 곳은 선방이라
늘 마음에 관한 법문을 많이 해 주십니다. 마음을 바다와 허공에 비유하셔서 말씀하십니다.
우리 본래의 마음은 바다와 같아서 고요하고 허공과 같아서 텅 비어 있다고 합니다.
바다와 같이 고요한 마음이 바람의 작용으로 파도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파도는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으로 비유하십니다.
그래서 그 파도가 큰 파도든 작은 파도든 바다에서 비롯된 것이니 파도가 사라지면
 바다로 돌아가듯 이 생각이 없어지면 본래 마음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또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허공이 늘 텅 비어있듯이 마음도 텅 비어있는데
 거기에 새가 날아간다고 흔적이 남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새가 날아 간 흔적 또한 생각에 비유하셨는데 아무리 많은 생각을 하더라도
새가 허공에 날아 간 흔적이 없듯이 마음에 흔적이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 마음을 얼굴 표정에 비유해 주셨습니다.
본래 마음자리의 얼굴 표정은 무표정 얼굴이랍니다.
보통 사람들은 찡그린 얼굴, 웃는 얼굴, 화난 얼굴 등등으로 표정을 짓고 사는데
웃는 얼굴로 있다가 화난 얼굴로 있다가 찡그린 얼굴로 이렇게 반복하며 생활을 한답니다.
큰 스님의 말씀은 웃는 얼굴을 했다가 무표정 얼굴로 돌아왔다가 다시 화난 얼굴로,
화난 얼굴로 있다가 무표정 얼굴로 돌아왔다가 다시 찡그린 얼굴을 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이해를 하겠는데 마음 본래의 자리가 무엇인지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수행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참선, 특히 좌선을 통해서 마음을 고요히 하여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잘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어쨌든 수행을 오롯이 하기 위해서는 스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출가를 하였고 지금 운문사 승가대학에 와 있습니다.
지금 “치문경훈”을 배우고 있는데 한문을 잘 몰라 어려움은 있지만
강사스님의 강의 덕분으로 내용을 조금씩은 익혀가고 있습니다.
“치문경훈”에서 “면학” 부분 중 앞의 큰 스님 법문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인용해 보았습니다.
 
姑蘇景德寺雲法師務學十門(법운법사가 권하는 열 가지 배움의 문) 중에서
첫 번째
不修學이면 無以成이니라 (배움을 닦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열반경에서 인용한 말씀 중에
“무릇 마음이 있는 것은 모두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다.”고 하였으니
어찌하여 그런가? 대저 일체 중생은 모두 부처의 성품이 있기 때문이니
此成이 處通하야 靈明常寂하니 (이 성품은 텅 비고 통해 있어 신령스럽고 밝으며
항상 하고 고요하다.)라고 하셨고 본래 밖은 마음이 무시이래로
미혹해져 번뇌로 덮여 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계, 정, 혜 삼학을 닦아 도를 이루라고 하셨습니다.

치문경훈에서 말씀하시는 내용이 제가 앞에서 인용했던 큰 스님의 법문 중에
본래 마음자리의 얼굴 표정을 비유해 주실 때 무표정 얼굴이라고 하신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의 이해가 바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공부하면 큰 스님의 법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습의도 익히고 경전도 공부하려하니 많이 힘들지만
더 열심히 공부 할 것을 다짐하고 경을 더 잘 볼 수 있게 되기를
부처님 전에 빌면서 이 자리를 내려갈까 합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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