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만드는 극락세계 - 원해스님

가람지기 | 2008.11.16 12:50 | 조회 3174


운문사 대중스님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치문반 8번 원해입니다.

녹음방초 우거져 매미소리 요란하던 시절이 어제 같았는데 벌써 황금색 노란 은행잎이 뚝뚝 떨어지는 가을입니다. 흔히들 가을을 天高馬肥의 계절 이라고들 하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승가와 너무나 잘 맞는 故事成語 인 것 같습니다. 봄, 여름, 가을 세 철 동안 수행정진 하신 대중스님들의 눈높이가 아마도 하늘에 닿을 만큼 푸르고 높아졌을 거구요, 까칠하게 모났던 마음자리 들녘에는 각양각색의 모양과 색깔이 다른 자비의 종자들이 심어져 결실의 열매들을 맺고들 있겠지요.

저는 오늘 지금 여기에서 우리 모두 행복 해 보자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려고 합니다.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누구나 할 것 없이 즐겁고 행복한 것을 추구 합니다.인간의 모든 행위는 고통을 없애고 행복을 얻고자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즐겁고 행복하게 살려고 출가를 했습니다. 승문에 들어와 修學하면서 행복 이란 말을 부처님 말씀 속에서 찾아보니 지극할 極, 즐거울 樂 지극히 즐거운 극락이란 말과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일상 사용하는 즐거운 행복이란 말과 금상첨화로 잘 맞은 말이라는 걸을 알고 아하 했습니다.

정토에서 본다면 아미타불 부처님이 계시는 곳이 극락세계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극락세계 에서 살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일까요?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을 지극히 즐겁고 행복한 것으로 만들면서 사는 것 이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죽어서 극락세계를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가 극락세계가 되도록 만들면서 사는 것, 이것이 즐거운 행복이 아닐까요? 나도 즐겁고 너도 즐겁고 이렇게 서로 즐겁게 산다면 바로 그곳이 극락세계고 즐거운 행복세계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권력을 원하는 사람은 권력을 가지면 행복 할 것이고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부자가 되면 행복 할 것입니다. 대중스님들께서도 각자가 원하는 행복의 조건들이 있겠지요. 이곳에 계시는 대중스님 여러분은 어떤 행복의 조건들을 원하시고 계시는지요.

스님 여러분들은 또 얼마나 행복하심을 느끼면서 대중 생활 들을 하고 계시는지요. 얼마만큼 내 행복의 조건들을 충족해 가면서 얼마만큼의 내 행복의 지수에 도달하면서 각자 살림살이들을 하고 계시는지요.


대중 스님들 지금 행복하십니까?

행복이란 극락세계는 누군가 주는 단월들의 시주 물인가요?

아니면 내가 만드는 조건들일까요?


행복한 극락세계는 누군가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만들고 내가 찾아서 지극히 즐겁게 나누면서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행복하게 사는 삶에는 어떤 것 들이 있을까요.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 나를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하고 강원에 보내준 은사스님께 감사하고 같은 반 인연으로 만난 도반스님들께 감사하고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게 많고 잘하는 것 보다는 못하는 게 더 많은데도 예쁘게 봐주시는 상반 스님들께 감사하고 아둔한 어리석음에서 깨어나 지혜로는 자비종자로 태어나기를 노심초사 근심 반 걱정 반으로 이끌어 주시는 어른 스님들께 감사하고 이 우주 사바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유정과 무정물에게 감사 하는 마음 챙김으로 사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이런 출가수행 사문의 행복 수행 마음 알아차림 의 심인에 어찌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고 시기, 질투 하는 마음 욕심내는 마음이 있을 수 있으며 옳다 틀렸다 분별하는 마음자리가 있겠습니까? 만약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틀에 파묻혔어 사는 일상이 된다면 얼마나 외로울까요? 상대방과 분심 나는 대중 살이를 원하는 스님은 이곳에 계시지 않겠지요. 순간순간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자리 修心해가다 보면 자연히 내 마음 나도 모르게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가 얼굴가득 만들어져 있어 그 모습만으로도 틀림없이 만인의 행복한 참 供養俱 가 되어들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실하게 믿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이러한 즐겁고 행복 供養俱를 이 몸 승문에 들어와 사는 동안 멋지게 회향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이것이야 말로 지극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이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그럼으로써 이다음 생을 위한 선업을 쌓는 훈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모든 경계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알아차리고 팔정도 에서도 定見이 제일 이라고 부처님께서도 말씀 하셨듯이 보는 내 눈을 책임지는 일 을하고 보여 지는 내 모습을 책임지는 일을 하고 그리고 나를 자아를 철저히 버리기를 하면서 복이 되고 덕이 되는 선한 업을 짓는 作善을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으로는 부처님 의 핵심적인 진리인 因緣法에 연기한 너와나 모두가 행복한 시절인연 법인因緣 交流를 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갖춘 것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인연 맺음의 交流가 서툴면 스스로 외롭습니다. 내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내 생각을 내기 전에 대상의 생각을 먼저 배려 해주는 마음, 이것만으로도 오롯이 語黙動靜 修心 해 간다면 지금 이곳이 지극히 행복한 극락세계가 될 것이고 행복하고 즐거운 우주 사바세계가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 합니다.

저 또한 얼음기둥 같은 뾰족함이 매 순간마다 불쑥불쑥 솟아나 도반들과 서먹서먹한 순간들로 스스로 자책하고 눈물로 참회하는 일을 수 없이 반복 하며 사는, 아직은 풋내 나는 햇중 이지만 현생에 거룩하게 받은 몸 실천 수행 정진 잘 해서 마음 챙김의 알아차림으로 먹고 자라는 나무 한 그루를 잘 키우고 싶습니다. 남들보다 모든 것에 조금 더 느리고 많이 부족 하지만 느리면 느린 대로 즐거운 행복을 오감으로 느끼면서 행복한 극락세계를 만들어 나누어 가지면서 살다가 천상병님의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라는 이 시처럼 이 몸 버리는 그날까지 체발염의 하고 사미계 받을 때 그 마음 처음처럼 내 삶의 수행 살이를 신명나게 최선을 다하고, 해태하지 않으면서도, 후회 하지 않는 나날이 좋은날이 되도록 노력해 보렵니다.

운문사 대중스님들이시여!

지금 이 곳 운문사 강당에서부터 부처님의 세계 涅槃의 法味 을 느끼면서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시고 淸晏淸樂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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