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원력있는 이 자리

가람지기 | 2008.06.23 15:15 | 조회 2929

안녕하십니까? 치문반 정행입니다.

부족한 제가 인연이 있어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먼저 영광이

라 생각합니다. 주제는 “원력 있는 이 자리

먼저 강원에 오기 전에 대중생활을 익히기 위해 어느 선방에 있

었는데 그 곳에 도토리가 많아 비탈길에서 10일 이상 계속 주었

더니 고개를 돌릴 수 없게 되어 병원에 갔더니 목 뒤에 5번 척추

가 튀어나와 목 디스크가 되었고, 왼쪽 새끼손가락과 약지가 잠

자고 나면 저리고 굳었습니다.그 상태로 정통 일을 맡게 되었는

데 대장이라 하수도를 청소 하는데 무거운 쇄 뚜껑 들기부터 시

작해서 하수도를 신나게 밀어야 했습니다. 공양 후 정말 너무 너

무 진땀나게 힘들어서 이럴 때는 한 생각을 바꿔 생각해야 살 수

있겠구나 싶어서 양손으로 손을 잡고 양다리를 벌려 솔로 하수도

를 박박 밀며 원을 세워봅니다. “부처님 이 몸을 금강신과 같은

강한 몸으로 만들어 주십시오.”하며 순간순간 “나무묘법연화경,

나무묘법연화경, 나무묘법연화경” 하면서 기계체조 하듯이 몸에

균형을 맞추며 열심히 정말 배가 등가죽에 붙어 힘이 없어 부처

님과 불보살님의 가피가 아니면 매일 해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

으나 지금은 목에 뼈가 들어가고 손가락도 저리지 않는 몸이 되

었습니다. 얼마나 부처님의 가피가 감사한지...

이러니 제가 출가 안하고 견디었겠습니까?

또한, 어느 날 풀 뽑기를 하는데 청풍료와 삼장원 사이에 모래 색

깔과 같은 풀들이 잘 알아 볼 수 없으나 자세히 보면 풀이 보였습

니다. 그 순간 나의 업은 이렇게 같은 색깔로 가려져 못 보았는데

잔잔히 생각을 쉬고 보니 업들이 보여 고치고, 뽑아 태워야 했습

니다. 세속에 있을 때는 몰랐던 나의 부족함을 여기서 세밀히 볼

수 있고 또한 저의 습들이 “아! 세속에서 이런 생활이 지금 이런

행동으로 나오는 구나” 하고 바꿔보려 노력하면서 정말 강원에

잘 들어왔다. 이 많은 대중스님들 속에서 많은 거울을 비춰가며

저 자신을 갈고 닦아 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저녁이면 힘

든 몸을 따뜻한 방에 쉬게 한 후 새벽 108배를 할 때 참회문을 큰

소리로 잘 호흡을 고르면 하루 쓸 에너지를 축적해 놓습니다.

물론, “108배를 하는 이 공덕이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여지이다.”

하고 발원을 하며 호흡은 먼저 ‘호’는 먼저 뱉는 숨이고 ‘흡’은

들어 마시는 숨인데 자기의 역량보다 더 큰 일을 하여야하니 즉

컴퓨터 기기를 올려야 하는 것처럼 폭을 더 넓혀야 하니 토해내

는 숨 이상 좋은 약이 없습니다. 몸에 차여있는 숨은 다 토해야

하는데 음악 즉 찬불가를 하면 최고 좋은 약이지만, 여기서는 그

렇게 할 수 없으니 108참회문으로 숨을 아래 끝까지 다 토해내야

새 기운을 받아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여기는 대중생활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스스로

정진하는데 이 지구촌에 불교인이 얼마나 되겠으며 앞으로 우리

의 비구니 스님들께서 아니 한국 비구니 스님들께서 부처님 법을

밝힐 수 있는 거룩한 스님들이기에 우리 대중스님 한분 한분이

지금 현제 어떤 시스템이든지 간에 자신의 수행에 맞는 쪽으로

원을 세워 순간순간 정진해 갈 수 있으니 이 대중스님들이 얼마

나 감사한 반연들이신지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

다.

어느 날인가 자신의 수행에 끈을 놓지 않고 늘 관하던 중 자경문

에 “眞理는 非動이요, 實相은 異言이다.”라는 구절을 지금 이 자

리에서 실천하며 마음이 동하나 동하지 않나 하고 관하며 볼 수

있는 수행터라 생각하며 살펴보던 중 대중이라는 단어가 크게 내

속에 들어오면서 항산 자신만의 수행자리에서, 대중과 함께하는

수행자리로 바꿔지면서 치문에 ‘盖爲一切衆生이 皆有佛性이라

는 말씀이 들어오면서 각 사람마다 불성이 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2억 개 의 정자가 하나만 난자와 만나 골인

하여 우리가 만들어 졌습니다.

그 중에 우리 몸은 60조의 세포로 되어있는데 참 주인공인 불성

이라는 세포는 하나가 그 주인공이고 나머지 599999조는 연기에

의해 전생부터 지어온 업의 연기들로 합해져 우리 몸이 만들어

졌는데 모든 이들을 대할 때 불성의 자리 한 세포만 보고 나머지

시시비비의 업 덩이는 볼 필요 없이 그저 각자의 주인공인 부처

님 성품만 보고 수행하면 그저 묵묵히 정진 할 수 있다 생각합니

다. 어느 결에 모든 풀잎에 이슬이 맺혀 있다면 풀잎마다에 잇는

그 이슬을 닦으려면 세세생생 닦아도 다 닦을 수 없으나 해가 뜨

면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처럼 우리의 업도 불성자리 하나만 띄우

면 끝나는 것 아니겠는지요. 수많은 좋은 약초들을 모아 한 알의

약으로 만들어 먹어 낳게 하듯이 “나무묘법연화경”만 하면 구원

을 받을 수 있다하여 열심히 염불한 결과 화성유품에 나오는 구

절 중 “잠시 네가 쉬어갈수 있게 임시 집을 지어 놓았다. 이제 쉬

었으나 다시 떠나자.” 부처가 되는 길로 아니 깨달음의 길로 인

도하십니다. 實相은 異言이라고 하는 말이 끊어진 자리부터, 그

때부터 是眞佛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부터 법계의 흐름을

자기와 대중 아니 우주법계와 함께 관조해 정진해가기 때문에 是

眞佛子라 한 것 같습니다.

사리불 같이 지혜가 많은 자도 지혜로 이 문에 들어올 수는 없다.

오직 믿음으로만이 올수 있다 하셨습니다. 생각이나 알음알이로

가는 길이 아닌 말이 끊어진 자리.

“眞理는 非動이요, 實相은 異言이다.”

진리는 움직임이 없고 실상, 바로 이 현실 자리는 말이 끊어진 자

리에서 부처님의 법을 보고 듣고 할 수 있다는 말씀을 관하며 각

자 자신의 수행에 맞는 쪽으로 생각을 순간순간 이 대중스님들을

스승으로 보고 원을 세워 관할 때 ‘이 마음이 동하나 동하지 않

나’를 지켜보고 만약 일어나면 ‘이것이 무슨 업이며 어디서부터

왔는가?’ 찾아보면 원인이 있어 참회하고 다음으로 나아가며 하

루하루 정진하기에는 이 대중스님들이 얼마나 감사한 반연이신

지 다시 한 번 함께 숨 쉴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항상 순간순간

기도 할 때 원을 세워 기도하고 회향하면서 원력으로 이 자리를

잘 살아가야할 것 같습니다. 승으로써 항상 당당하고 비굴하지

않는 힘이 있는 자신을 키워가야겠다고 다시 한 번 원을 다져보

며 두서없는 부족한 소리를 들어주시느라 근념하셨습니다.

원력이 있는 이 자리에서 숨을 쉬며 서로를 탁마하며 부처님 같

이 큰 원으로 우리 중생을 구원하듯이 우리도 함께 정진 성불합

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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