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 - 진영스님

가람지기 | 2007.01.22 12:06 | 조회 3035

안녕하십니까? 사집반 진영입니다.

오늘 대중스님들께 말씀 드릴 내용은 탐˙진˙치를 잡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삼독에 三은 貪心.嗔心.癡心이고 毒이라고 한 것은(대승의 장)에 三毒이 모두 삼계의 온각 번뇌를 포섭하고, 번뇌가 중생을 해치는 것이 마치 독사나 독용과 같아서 선심을 무너 뜨리는 까닭에 독이라고 했습니다.


출가 전 저는 불교 서적을 보다가 어떤 한 대목에서 가슴이 탁 멎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체 만물에 다 불성이 있고,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니 나도 부처님이 돼보자. 이런 마음에 출가를 결심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을 진행 시켰고, 출가는 했지만 출가 전과 아직까지는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머리만 깎으면 쉽게 부처님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저는 한마음 일으키는 것마다 부처님의 마음이 아닌 중생의 마음입니다. 그러던중 어느 스님께서 탐˙진˙치(三毒)만 제거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조금 쉽게 느껴지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출가전부터 옷이나 악세사리, 돈 등엔 별 관심도 없었던 저는 제 스스로 크게 욕심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탐욕의 의미는‘자기의 감정에 맞는 일이나 물건을 애착하여 탐내고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을 말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감사히 받는 공양물과 사집의 주 일인 울력할 때만 보아도 탐욕의 으미가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나에게 이익되는 일엔 쓸개도 없이 합하고, 좋아하는 음식은 상대 배려 없이 내 밥 그릇에 잔득 쌓아 놓고, 멋있고 좋은 것은 꼭 그것부터 잡아서 내것을 만들고, 싫어하는 것은 절대 상대 배려해서 먹지 않고, 추하고 나쁜 것은 나에게 해당사항 없는 듯 제쳐 놓고, 어려운 일은 못 본척 하고 이러한 모든 일들이 다 탐욕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저는 하루종일 아니 지금까지 살아 온 모든 시간들이 탐욕을 떠나 산 날이 하루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중생이 살면서 아상을 버리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원래는 저희 중생들은 천상과 인간계를 자유롭게 날아 다니며 생활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중생들은 자기 것을 취하는 욕심이 생겼고, 욕심 때문에 이렇게 형상이 추하게 되었고, 발을 땅에 붙이고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貪慾을 잡기 위해서는 습관 삼아 작은것이라도 취하기 보다는 보시하는 습관을 들여 살다보면, 어쩌면 버리고 버려서 계속 버리다 보면 업도 녹아서 과거의 본 모습을 되찾아 우리들은 하늘을 날아 다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인 嗔心은 나의 뜻에 거슬리고, 나를 손해나게 하고, 뇌롭게 할까봐 두려워 화내고 싫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진심은 상대 없이는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억을 되살려 진심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또한 그 당시에 혼자서 진심을 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진심을 냅니다. 진심에는 개인의 기준이 적용됩니다. 자신의 기준에 이런 행동, 이런 말은 좋지 않은 말 이라는 판단이 서면 우리는 정말 순간적, 즉각적으로 반응이 일어납니다.

저는 평범하지 않은 외모 덕분인지 외모로 인해 이런 저런 말을 많이 듣는데 이럴 때는 화가 잘 나지 않는데, 만약 제가 한 말을 부풀리거나, 다르게 말하는 것은 참지 못하고 화를 내 버립니다. 한번 진심을 내면 백천겁의 공덕이 한 순간에 무너진다고 했는데 저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공덕이 무너졌을까요? 혹시 마이너스 통장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嗔心을 잡기 위해서는 성성하게 깨어서 자신을 관하고 있어야 하며, 나를 이렇게 흥분 시키는 말의 실체는 없다는 것을 알고,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인 癡心 현상과 도리에 대하여 마음이 어두운 것 불교에서는 인생의 고통 받는 근원과 모든 번뇌의 근본을 치라 하며 인과의 도리에 어둡고 아견과 아집이 강하여 우주 만사의 본체를 알지 못하는 것 이것을 치라 합니다.

우리는 매일 매일 어리석은 판단과 행동을 합니다. 쉽고 좋은 것만을 추구하다보면 도리어 어렵고 나쁜 것이 닥치며, 빠른 일만 골라 하려다 보면 더 오래 걸리는 일들이 생기고, 내가 알고 있는 일이 정확하다고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며 내가 어거지로 우긴 일이 1시간도 못가서 잘못된 정보였음이 드러나는 등 이런저런 소소한 인과를 아마 여러 대중 스님들도 체험하시고, 손톱 만큼도 어김이 없다는 것을 아시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도 아는 만큼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과 조사스님들께서 고구정녕하게 말씀해 주신 8정도, 6바라밀 등의 수행등을 통해서 불지견을 얻어야 만이 좋다해서 탐하고, 싫다해서 버리고, 내 뜻에 어긋난다 해서 화내는 것이 다 한바탕 꿈속의 놀음이라는 것을 이론이 아닌 몸으로 체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 三毒을 쉽게 보고 자신 만만했던 제 자신은 간데 없고 부끄러ㅓ움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중생은 아니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이 貪˙嗔˙癡에 푹 절어서 한 생각 일으킨 것이 貪이요, 嗔이요, 癡였습니다.


대중 스님들은 어떻습니까?

한 생각 일으킨 것이 탐욕 보다는 보시하려는 마음을 내십니까? 진심보다는 애민심을 발하십니까? 한 생각 한 행동이 어리석음에서 벗어 나셨습니까?

저흐 반에서는 수업 전에 발원문을 낭독하고 수업을 시작합니다. 법문을 마치기 전에 발원문 낭독을 하고 마치겠습니다.


부처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바쳐 돌아가, 의지하고 예배합니다.

일체 중생이 다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저를 화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저 짜장, 짬뽕은 한번도 저를 화나게 하고

짜증나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기필코 금생에 貪˙嗔˙癡(三毒)을 녹이고 확철대오 하겠습니다.


대중스님들, 성불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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