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생각생각이 이루는 서원 - 혜강스님

가람지기 | 2007.09.23 18:31 | 조회 2896


諸佛如虛空하사 究竟常淸淨하니

憶念生歡喜하면 彼諸願具足이로다


모든 부처님은 허공과 같으사 구경이 항상 청정하니

기억하고 생각하여 환희를 내면 저 모든 서원을 구족함이로다.


안녕하십니까? 대교반 혜강입니다.

이 글은 화엄경 광명각품에서 문수사리 보살이 부처님 처소에서 설하신 게송입니다. 대중스님, 지금 이 순간 대중스님들의 마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처음 출가하실 때의 충만한 신심과 간절했던 서원이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습니까?


문수사리 보살은 말씀하십니다.

기억하고 생각하여 환희를 내면 저 모든 서원을 구족하리라고..., 오늘 하루의 일과가 힘들고 피곤하다는 기억, 빨리 이 시간이 끝났으면 하는 생각으로 헛되이 보내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세상을 움직이는 주춧돌처럼 한 분야에서 10년 혹은 20년, 같은 일을 했을 때 이들은 그 일에 분명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한 결과이지요.


한 예로 컴퓨터 산업을 통해서 거대한 富를 축적한 빌게이츠는

“나는 10대 시절부터 세계의 모든 가정에 컴퓨터가 한 대씩 설치되는 것을 상상했고, 또 반드시 그렇게 만들고야 말겠다고 외쳤다. 그게 시작이다.”라고 지난 수십 년간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세계2위의 부자인 워렌 버핏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 마음속에는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된 나의 모습이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가 거부가 되리라는 사실을 의심해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가 처음 주식투자에 뛰어들었을 때 그의 출자금은 고작 100달러에 불과했지만 3년 뒤 백만 달러를 벌었고, 10년 뒤에는 천만 달러, 30년 뒤에는 십사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빌 게이츠가 전 세계 컴퓨터 시장을 지배하기 전까지 그는 세계 제일의 갑부였습니다.

여러분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자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기억하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수행자인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 모두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見性혹은 成佛의 경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요경』에 부처님께서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에 공들이기를 아끼면 곧 그 일을 성취되지 않는다. 정신을 가다듬고 한가지로 전념하면 어떤 願인들 이루지 못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가 되고자 한다면 부처 이루는 일만 생각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치문을 보면 조사스님들의 말씀에 중물 들이는 것을 마음으로 항상 생각하고, 사집에 들어선 선사들의 화두 한 구절이 늘 내 마음속에 성성하여 끊어지지 않는 것이, 능엄을 보며 부처님 회상에서 법을 듣는 아난과 같이 끊임없이 내 마음속 부처에게 묻고 묻기를 수 없이 하는 간절함이, 그리고 대화엄의 세계에서 끝없이 펼쳐진 중중무진의 세계가 머릿속에 환희 그려져 한 순간도 떠나지 않는다면 부처가 되고자 들어선 이 길에 한 치의 후회도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정진한다면 비록 이 생애 부처를 이루지 못한다 할지라도 다음 생, 또 그 다음 생에 다시 또 수행자가 되어 정진할 것입니다.

일상생활 중에 어떤 생각, 어떤 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부처님 전에 오체투지 하는 그 순간이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맑고 청정한 도량에서 제가 4년 동안 지은 신구의 삼업의 모든 죄를 참회합니다.

대중스님!

출가할 당시 세웠던 서원이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끊임없이 생각생각 발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생애 마지막에 가사장삼 수하고 가는 그 길이 부끄럽지 않은 수행자 되십시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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