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常念柔和善順 - 법관스님

가람지기 | 2007.07.07 12:42 | 조회 2845

物物奉時各得香 서로서로 만날 때 향기를 얻고

和風到處塵春陽 온화한 바람속에 봄볕도 따사롭네

人生苦樂從心起 인생의 괴로움과 즐거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活眼照來萬事康 활달한 눈으로 세상을 보면 만사가 모두 편안하리라.


안녕하십니까? 사교반 법관입니다.

이 게송은 경봉스님의 게송입니다.

대중스님... 대중스님들께서는 대중속에 살면서 대중이란 말을 어떻게 생각하시며 어떻게 느끼고 계십니까?

대중 스님께서도 등산을 해 보셨을 겁니다.

산에 올라가서 숲속으로 들어가면 산의 지형은 알 수 없고 밖에서 멀리 떨어져 산을 올려다 보면 나무 하나하나가 모여서 커다란 산과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내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저는 독살이(많은 대중이 아닌 소수의 스님들이 사는 사찰을 뜻함) 절에서 지내다가 이렇게 많은 대중속에서 사는 것이 처음에는 일이 많아서 힘든 것이 아니라 많은 스님들과 함께 무엇을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대중 생활을 하면서 저는 제 한몸 건사하기도 힘들었고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없었으며 제가 대중속에 살면서 대중 공포증으로 많이 위축되고 다른 스님을 불렀는데도 혹 저를 부르는 듯한 긴장감 속에서 한번도 대중을 위해 제 자신을 맞추어 보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경봉스님의 이 게송을 듣고 문득 제가 서 있는 이 자리를 생각하게 되었고 제가 대중속에 살고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무슨 향기가 날까?’궁금해 졌습니다.

대중스님들께서는 자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고 있는지 아십니까? 혹시 상대방에게 괴로움을 주는 향기를 내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대중 속에 참여해서 살다보면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많은 일 때문에 일을 할때 신속함을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행동이 거칠어 질 수가 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습니다. 이럴 때는 강한 바람에도 부드러움으로 응하는 버들가지처럼 상대방과 의견이 맞지않아 얼굴 붉히는 일에는 부드러움으로 응대해야 상대방과 자신이 둘 다 상처 받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된 법이 없는 법을 배우는 스님들이어서 그런지 무척 의견이 다양하고 고집도 셉니다. 이럴 때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대중의 화합을 위해서 자신의 의견을 잠시 접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지역에서 환경이 다른 곳에서 살다가 모인 스님들이어서 그런지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서 행동에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그러면서 느낀점은 부처님께서 ‘諸惡莫作 衆生奉行’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새삼 절실하게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선을 받들어 행하라는 말씀을 교훈 삼아 살아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대중스님 한분 한분이 다 부처라는 것을 새록새록 느끼고 대중스님들을 부처님 섬기듯 수순하는 자세로 배운다면 남은 강원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을 것이고 수행자로써도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삼는다면 훌륭한 수행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중스님! 올 여름 무더위에 불편한 일이 많을텐데 힘들고 많이 지치지만, 『계초심학인문』에 ‘이미 출가해서 청정한 대중과 함께 했으면 항상 부드럽고 온순하고 화목함만을 생각하고 스스로 잘났다는 교만심을 내지 말라.’라는 문장처럼 항상 부드럽고 대중화합하고 착하고 수순함을 생각하면서 올 여름 무더위를 이기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삽시다.

정진여일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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