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夫初心之人... - 성민스님

가람지기 | 2007.09.23 12:27 | 조회 2856

안녕하십니까? 치문반 성민입니다.

‘한듬, 골짜기로 바람이 불어, 처음 어느 누군가가 한 마음 내어 불사를 하고, 사람은 오고 가고 하였으나 우리 부처님 언제나 해맑은 미소로 우리를 내려다 보시네.

열 일곱 어린 나이로 발심 출가하시며 오십 평생 ‘한듬 마을 골짜기를 지키시는 우리 은사스님. 밤을 지새우며 한 자리에 앉아 그윽히 시선을 두시니 앉아 계시는 은사스님 모습만 뵈도 내 마음 편안해 져 오고 저 자리 비워지면 한 구석 허전함을 어떻게 메울까?

나이 많아 출가해서 다른 사형님들 보다 우리 은사스님과의 인연이 짧은 저는 ‘참 복이 없구나’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여름 내내 차례법문을 고민하다가 은사스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은사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夫初心之人은 須遠離惡友하고 親近賢善하며 受五戒十戒等하야 善知持犯開遮하라. 但依金口聖言이언정 莫順庸流妄設이어다.

旣已出家하야 參陪廳衆인댄 常念柔和善順이언정 不得我慢貢高니라.


우리가 처음 발심하여 승가에 입문한 사람은 자신의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은 벗은 멀리하고 자신의 수행에 도움이 되는 벗은 가까이 하며, 또한 내 안의 착한 마음은 일으키고 나쁜 마음은 제거하여, 오계와 십계를 지키고 열고 닫고 범할 때를 잘 가려서, 다만 우리가 의지하고 EK라야 할 것은 오직 부처님 법대로 살지언정 사도와 외도의 어리석은 말에는 따르지 말아야 한다. 삭발 염의하고 승가의 일원이 되었으니 대중과 화합하고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를 위해야 할지언정 부질없이 아만을 높이지 말지어다.

.....(땡. 땡. 땡)


행자시절 누구나 한 번쯤 「초발심자경문」을 공부해서 그 내용을 모두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은사스님께서는 「초발심자경문」안에 모든 것이 다 있으니 그대로 살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초발심자경문」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고 가슴 뿌듯해지며 부끄러워 집니다. 행자때부터 은사스님은 제가 늦게 출가를 했다고 경책이 이만 저만이 아니십니다.

이번 여름 내내 경책을 받았는데 제가 여러 변명을 늘어놓다가 결국은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행자때부터 오늘날까지 여러 번을 쫓겨났는데 “이 몸이 어디로부터 왔는가?”이 이치를 알게되면 그때 노전에 다시 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라고 수없이 되뇌이며 은사스님께 삼배올리고 다시 운문사로 돌아 왔습니다.


부처님께 원하나니 저의 업장을 소멸시켜주고, 죽는 날까지 바른 수행자로 살게 해 주십시오. 복덕이 구족하고 지혜와 자비가 충만하게 해 주시며, 일체 중생을 행복하게 해 주십시오. 운문사 도량내 여러 어른스님 항상 법체 청안하게 해주시고, 화엄반 스님, 사교반 스님, 사집반 스님, 치문반 스님 모두 몸 건강하게 잘 시봉하는 스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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