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조화와 화합 - 금오스님

가람지기 | 2007.09.23 14:23 | 조회 2709

운문사로 오던 날·오는 길에 넓고 평화로운 저수지 세월을 말해주는 듯한 큰 나무들, 운문사 주위를 둘러싼 연 꽃잎 같은 봉우리들, 저에게는 모든 눈앞에 보여지는 것들이 아름다웠습니다. 운문사를 꼭 오고 싶은 마음은 나물 하나를 묻혀도“조물 조물”이 아닌“주물 주물”모든 일 속에서“활기차게”넓은 도량을 뛸 수 있고, 모든 일들을 주물 주물 묻히듯 시원스럽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였습니다.

많은 도반스님들과 물론, 사람이‘한사람’더 있으면 생각이‘하나 더’있으므로 느낌이나 부딪힘이 더 할것이나 배움도 더 할 것이고, 괴로움 만큼 즐거움도 더 할 것이라 생각하고 넓은 곳에서 넓어진 마음과 좁아지는 제 마음도 보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강원생활을 운문사에서 하겠다고 정했습니다.

첫 예불시간 저에게 너무도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하였습니다. 웅장하며 넓은 법당 안에 너그러운 모습으로 앉아 계시는 세분의 부처님을 보는 수간,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 엄숙해지는 나의 모습과 어떠한 말도 생각도 없이 벅차는 마음과 평안한 마음이 같이 있어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려는 저의 마음과 보여 지는 주위의 모든 것들이 저의 마음을 한층 더 가슴을 뛰게 하였습니다.


‘그래 이곳이야, 웅장한 법당 안에 한 없이 평안해 보이는 부처님, 이곳에서 열심히 배워 익힐 것을 다짐합니다.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부처님! 감싸주시고 가르침을 주십시오. 꼭 하나의 버림도 없이 익히렵니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하며 예불을 있는 대로 큰소리로 하여도 이상하게 제 귀에 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크게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대중스님들의 예불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있는 힘을 다하여 큰소리로 다시 창불을 하였는데도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답답했습니다. 제 목소리도 예불의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목소리를 조금 낮추어서 주위와의 톤을 생각하여 해 보았습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승~가~야~중~”아니 주위의 소리를 들으며 저의 목소리를 맞추니 제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목소리가..., 대중의 너무도 아름다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그 느낌이 지금도 소중합니다. 그 소리에서 조화와 화합이라는 것도 느꼈고 부딪힘에 대해서도 느꼈습니다.

너나 나나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이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지 아름답고 멋있는 소리가 나고, 부딪쳐서 좋고 싫음을 맞추어 나가는 것도 “조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합과 조화에서 아름다운이 나오고 힘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맞추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는데, 둘이 있을 수 없듯이 그 둘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화합한다면 못할 게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순간 일어나는 울컥하는 화도, 나의 마음을 보고, 상대의 마음을 본다면 조금이나마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운문사 이곳에서 많은 도반스님들과 어우러져 살면서 “우린 하나다”하며 부딪히며 부딪힘 가운데 조화와 화합을 이루면서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아보길 바랍니다.

화가 나면 한번 화내고 또 다짐하면서 “모든 게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듯이” 그렇게 자연스러움 속에서 용서하고 화합과 조화로써 아름답게 생활해 나갔으면 합니다. 조화와 화합은 나의 몸 안에서도 꼭 필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소우주이고 작은 걸어다니는 법당이라는 몸’, 너무 기쁘다고, 너무 슬프다고, 너무 좋다고, 너무 싫다고 느껴지는 데로 표현하는 것보다 나 스스로를 절제하고 또 다른 내 안에 생각과도 조화와 화합을 해야 진정한 나의 모습이 있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 도반, 우리, 우주 모든 것은 함께하는“하나”입니다. 그래서 서로 아껴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서로 아끼고 이해하며, 조화와 화합의 큰 힘으로 정진해 나아갑시다.



하나에 모다 있고, 많은데 하나 있어

하나 곧 전체이고, 전체 곧 하나있네

나~ 무~ 아~ 미~ 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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