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귀의합니다 (무량스님)

운문사 | 2005.12.26 16:14 | 조회 2828
마음이 밝아야 눈 귀 정신 밝게 돼
왜 두리번 거리는가
마음이 밖으로 달아나면 망상 일어나 안돼요
아무리 높은 진리도
실천 불가능하면 공론에 불과해요

한 사람이 태어나 즉 태내기부터 시작하여 성인기에 이르러 이 사회의 재목이 되기까지 30년이 걸린다는데, 겁 없이 갓 출가한 저는 승가에서의 생활을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을 해야하는지, 머릿속은 온통 자욱한 안개 뿐이었습니다.
어설픈 새벽도량석을 처음 시작하면서도 염불 소리와 목탁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매일 승가에서의 목표와 방향을 궁구한 끝에 생각이 드는 것은 위인전기였습니다. 내가 어려서 보던 세계 위인전기, 한국을 빛낸 위인전기가 아니라, 바로 ‘승가의 위인’을 말한 것입니다.

바로 신심과 수행의 의지를 북돋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 역할자, 승가의 위인전기를 보기에 앞서 저는 출가승으로서 나의 성장단계를 나의 근기에 맞도록 나누어 보았습니다.
일반 사람들의 발달 단계는 [태내기-영아기-유아기-청년기-성년기-중년기-노년기], 출가승인 저는 [행자시절-유치원, 치문-초등학교, 사집-중학교, 사교-고등학교, 대교-대학교] 단계로 나누어 단계별로 변화를 이해하고 승가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지속적으로 근기에 맞도록 수행정진하려고 합니다.

제가 고민끝에 찾아본 20세기를 빛낸 승가의 스님은 성철스님, 구산스님, 취봉스님, 원성스님, 무공스님, 수연스님, 고산스님, 도원스님, 탄성스님, 혜암스님, 보조국사 지눌스님 외 몇분의 스님들 중에서 ‘무공스님’의 수행과 법문은 여러 면에서 저에게 감로를 얻게 해주셨습니다.

수행자의 초발심 같은 끝없는 인내와 수행은
첫째, 계정혜 삼학을 공부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견고한 신심
둘째,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하겠다는 원력
셋째, 국가와 사회를 살리는 지혜와 자비의 힘입니다.

모든 공부는 계정혜 삼학을 닦는 일로부터 시작되기에 승가생활 역시 칠불통계의 가르침에서 악한 자를 보고 동정심을 내고 나는 악행을 저지르지 않아야겠습니다.
새로운 마음을 추스르면 악인도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선한 자를 보고 존경심과 함께 더욱 수행정진하며 분발심을 내어 나의 스승으로 삼아 끊임없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한다는 생각과 마음을 다짐하면서 대중스님과 함께 우리가 치문에서 보았던 규봉선사의 좌우명을 되새겨 보겠습니다.

인시에 일어나야 가히 일을 판단할 것이요,
말을 적게하면 마침내 허물이 적음이라.
몸을 편안하게 하려면 계와 정을 부지런히 하고
자기의 과실을 마땅히 스스로 닦을 지니라.
머리를 깎고 승려의 무리가 되었으면
응당 모름지기 상류와 같이 할지어다.

수행자의 원은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를 위해 우선 내 발밑부터 비추어보는 자기반성과 화합․지속적인 수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높은 진리도 실천이 불가능하면 공론에 불과하고, 목마른 사람이 물을 먹어야 하듯이 이론과 실천이 합일되어야 수행의 힘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보아 바른 마음을 견지하고 불법의 밑거름이 되도록 귀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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