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도덕성, 바른 마음가짐의 중요성 - 사교반 유연

최고관리자 | 2016.04.29 15:24 | 조회 1071

도덕성, 바른 마음가짐의 중요성

사교반 유연

 

참으로 아름다운 봄 날입니다. 햇살은 따숩고 바람은 시원하고 새싹이 움트는 이 생동감 넘치는 봄을 어떻게 만끽하고 계신지요? 저는 저 멀리 전향각과 후원을 주 동선삼아 지내고 있는 사교반 유연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이 시간에 '도덕성, 바른 마음가짐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몇 년 전에 ebs에서 하는 '인간의 두 얼굴 - 상황의 힘'이라는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인간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에 대한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릴테니 자, 잘 들어보세요.

교실에서 5명이 10분동안 시험을 봅니다. 갑자기 문 틈으로 수상한 연기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실험 대상자 한 명을 제외한 4명은 연기자들로 사전에 연기가 들어와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라는 지시를 받는 상태입니다. 실험자만이 당황하며 주변을 돌아봅니다. 뭔가 큰 문제가 생겼고, 당장 이 방에서 나가야 할 것 같지만, 주변 참가자들의 동요가 없으니 고민에 빠집니다. 놀랍게도 이 실험 대상자는 나머지 4명과 함께 끝까지 연기가 자욱한 방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4번이나 되풀이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참가자들의 반응이었습니다. 군중심리지요. 순간 당황했으나 다들 가만히 있으니 이내 위급상황으로 판단하지 않았고, 10분이면 테스트가 끝나니 일단 기다려보자라는 생각, 실험실이 방송국이니 별 일 없겠지 하는 믿음으로 실험자들은 남아있었습니다. 이는 실제로 벌어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을 모의실험한 것인데, 당시에 피해가 컸던 이유가 이런 상황의 힘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낯선 상황, 즉 애매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때, 우리는 함께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살피고 그대로 따라하는 경향이 높다고 합니다. 누구나 '나라면 안그랬을텐데..'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굉장히 큰 착각이자 오만이라는거지요. 인간은 어느 정도 상황에 지배를 받으며, 그 상황에 처한다면 누구나 그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나라면 안그럴텐데..' '저 사람은 왜 저럴까?' '뭐가 문제일까? 이뭐꼬 화두도 아니고, 더 자주 마음을 잡아쥐고 있는 '왜 저럴까?'에 대한 단상. '나라면 안그럴텐데..' 하는 높은 아상. 이런 스스로에게 잠시 제동을 걸어봅니다. 그 사람만의 상황의 힘, 바로 업식을 이해하고 인과를 이해하면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을텐데 말입니다.

이번엔 다른 실험입니다. 실험을 마친 참가자들에게 방송국에서 출연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금액은 10만원이라고 합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만약 슈퍼에서 거스름돈을 더 받았을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참가자들은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고 100퍼센트 입을 모았습니다. 다음 날 참가자들은 출연료를 받았고, 봉투에는 20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이 처음 전달받은 금액과 다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며 '금액이 바뀌었나보네' 하며 출연료 20만원을 그냥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단 두세명만이 받자마자, 아무런 고민없이, 아주 당연하게, 말해준 금액은 10만원인데 왜 20만원이 들어있냐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보면서도 참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같으면 돌려주더라도 고민을 좀 했을텐데 말입니다.

10만원에 도덕성을 저버리겠느냐 묻는다면 다들 아니라고 대답하겠지만, 더 우스운 상황에서 더 아무것도 아닌 상황에서 우리의 도덕성은 갈팡질팡합니다. 아무리 바른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힘이 약하면 상황에 지배당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나의 도덕성은 그간 처참히 무너졌던 것이며 스스로 부끄러웠던 것입니다. 지금 마음을 바로 세운다고 내일을 보장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내일까지 갈 필요도 없이 5분 후도 장담할 수가 없지요. 우리의 삶은 '순간'이며 '찰라'인지라 오로지 지금 뿐인 겁니다. 그래서 바른 마음가짐은 늘 새록새록이어야 합니다.

운문사라는 큰 도량에서 많은 대중스님과 함께하는 이런 긍정적인 상황에서, 좋거나 좋지 않거나 부딪히는 모든 경계를 공부로 삼아 싱그러운 봄날, 바른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길 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