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사교과- 현요스님 차례법문

최고관리자 | 2014.10.20 13:24 | 조회 1857

                                           오 온                                

                                                             
      
                                                                                 사교과   현료


 
  푸르고 푸른 것들이 모여 허공을 이루었고 그 높은 하늘에 말들이

살찐다는 계절입니다.  풍요로운 운문사에서 풍족한 가을을 보내고 있는

사교반 현료입니다. 제 법문 내용은 반야심경에 오온을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득하고 막막했던 초 달리기를 하며 치문을 마치고,  선가귀감과 선요를

배우며 한물건의 신묘한 가르침속에서 선의 매력을 맛보는 사집을

지냈습니다. 아침마다 듣는 반야심경은 잘 익어 빛깔 좋은 가지 끝의

홍시라면 금강경은 눈으로 보던 발그레한 홍시를 입 안 가득 넣어 맛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캄캄 기신을 배우며 혼침 산란 속에서 생과 사를 넘나들

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원각경과 유식 그리고 능엄경을 배우고 있는 저는

기적 같은 시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을 배우며 사유하고 음미하며 마음의

심지에 새겨 넣는 일들은 환희심 나는 일이며,   스스로가 정화되고 있음을

분명히 알게 되는 시간들입니다. 두 눈을 멀쩡히 뜨고도 더듬더듬 마음을

찾는 저는 어느 곳에 안심입명 할 수 있는지 늘 수 없이 돌이켜 봅니다.


  아침저녁으로 외우는 반야심경은 알음알이에 대한 온갖 고정관념들을 깨어

버리게 하고 모든 것이 실체 없는 공임을 철저히 터득하여 반야를 얻어,

정각에 이르도록 이끄시는 경입니다. 육백부 반야경 가운데에서도 가장

간결하게 요약되어 있고 오십사구로 되어 있으며  모두 이백육십칠자인데

그 글이 너무 곧아서 도리어 알기 어렵지만 부처님들께서 좁은 소견의

중생들을 제도하기위하여 말씀하신 경입니다. 오온의 색, 수, 상, 행, 식 으로

인하여 몸뚱이에 “나”라는 것이 있다고 집착하기 때문에 끝없는 세월 윤회의

괴로움을 받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혀오는 일입니다. 그러니 항상 반조 하여 마음과 경계를

모두 잊고 정념을 챙겨야합니다. 초심에 자연 정혜 원명 이라 했습니다.

어느 순간 육근의 감관이 편안해지면 행하고 머물고 안고 눕는 일도 고요하

고  조용조용 소리 없어 한마음도 나지 않아 만법이 저절로 모든 것을 놓아

버리게 되니 화로 속에 떨어지는 눈송이 같아 질 것입니다. 중생이 생각과

말과 행동의 삼업이 어두우면 육신에 눈이 멀어서  사대 육근을 자기라고

착각하는 것을  도적을 자기의 아들로 오인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눈이 있으므로 말미암아 색을 받아들이게 되고 색을 감수하여 상상하게

되며 상상하므로 행을 하게 되고 행으로 말미암아 식을 갖게 되며 식으로

말미암아 육근이 있게 되고  육근이 있으므로 육진이 있게 되며 육진이

있으므로 육식이 있게 되고 육식이 있으므로 모두 18계를 이루며 8계가

있으므로 육십이견을 일으키게 되며 육십이견을 일으킴으로 팔만 사천의

온갖 차별된 모양과 이름을 일으켜서 소리를 따르고 색에 끌리며  생사의

세계에 떠돌아 다니면서 마침내 그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나”라는 것이 없어지면 만법이 모두 없어집니다. 만약에 어리석음을

돌이켜 지혜롭게 되면 무슨 일을 할 때에 사리가 밝아지고 큰 복덕을 갖추게

되며 원인과 결과를 잘 알게 되고 가난의 괴로움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파초껍질을 벗기듯이 한 꺼 풀 벗겨내고 또 벗겨내서

모든 것을 다 벗겨버려 더 손댈 곳이 없게 되면 근원으로 돌아간 것이니

오온이 공하여져 부모에게서 생겨나기 전과 같다고 합니다. 이렇게 업이

다하고 때가 다하면 따로 중생교화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교화된다고

합니다. 이 길에는 삼학 이라는 지남철이 있지요.

계의 그릇이 온전해야 선정의 물이 고이고 선정의 물이 고여야 지혜의 달이

뜬다. 계를 지킨다는 것은  마음을 양심으로 빛나게 하는 일입니다.


마음이 평화로워 지면 선정은 늘 함께 하겠지요 고요한 물에 만상이 그대로

비추어지면 온갖 일들이 절로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행자 때 받은 편지를 짧게 소개합니다. 깊이 감명 받고 느낀바가

있어 나누고자 합니다.


윤호 현요야,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아도 제자리 인 것을 너는 참으로 많이도

돌아서 왔구나! 

     현요야 ! 노스님 ,은사스님 잘 모시는 것이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란다.

수행이란 , 연습이더구나!


부디 부처를 이루시길 발원 올립니다.


편지는 여기까지 입니다.


시간 시간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삼천대천세계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성불하시기를

발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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