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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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하세요, 가람지기입니다.

가람지기 | 2009.03.28 09:42 | 조회 2344

김선희 님, 안녕하세요, 가람지기입니다.

먼저 결혼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김선희 님과 김선희 님 가정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길 기도할게요.

저희 운문사에는 주차장에서부터 경내 입구인 종각까지

길 양쪽으로 벚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봄이면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주시곤 하는데,

아직까지는 벚나무가 꽃을 피우지 않았어요.

계속해서 이어지는 꽃샘추위 때문에

그나마 꽃망울을 틔웠던 매화와 목련도 잠시 주춤거리고 있답니다.

대신 사리암을 가신다고 하니,

산 숲 곳곳에 수줍게 피어있을 진달래를 찾아 그 빛깔을 음미하시길 권합니다.

진달래도 아직 다 핀 것이 아니라 자세히 찾아 보아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새 봄, 부처님과 이 계절의 기운을 느껴 보시기에 더 없이 좋을 것 같네요.

사리암 참배가 처음이시라면,

먼저 운문사 종무소를 방문하셔서 방문 목적을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겁니다.

사리암은 우리나라 불자님들에게 유명한 기도처입니다.

사리암 주차장에서부터 사리암까지 산길이 힘든 것 같지만,

한 두 번 다녀보면 그 길 역시 멀지 않은 길임을 알 수 있으실겁니다.

오로지 부처님의 가르침 하나만을 가지고

바위굴에 홀로 앉아 깨달음을 이루신 나반존자님이 계신 곳이 사리암입니다.

그분의 수행력, 그 가피를 입고저 오늘도 기도가 끊이지 않는 곳이죠.

또 운문사는 신라시대에 그 뿌리를 둔 천년의 고찰입니다.

원광국사께서 화랑에게 세속오계를 내리신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죠.

그 흔적을 운문사로 올라오는 길목에서, 그리고 대웅전에서 찾아보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또 넉넉한 인상만큼이나 인기가 좋으신 비로전 비로자나 부처님과

개성 넘치는 오백전 나한님들께도 꼭 인사를 드리십시오.

절집에 계시는 많은 불보살님께 삼배를 드릴 적마다,

간절하게 바라는 것을 마음으로 되새겨 보세요.

부처님은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십니다.

따라서 그분이 김선희 님의 바라는 바를 이루어주실 수는 없으실 거예요.

다만 이렇게 응원을 하시겠죠.

"당신의 마음이 굳건한 만큼, 당신의 바람을 향한 길은 활짝 열릴 수 있을 겁니다."

일체유심조-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시작하여 그 마음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했답니다.

그럼, 내일 운문사 방문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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