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컴퓨터 어딘가에서 악착보살 사진을 본 것 같아 이리저리 뒤지다 이렇게 답변이 늦어졌네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사진을 찾지 못해서 더 죄송하네요.
카메라 담당스님에게 부탁 해 두었으니, 며칠 안으로 사진도 올리도록 하죠.
악착보살은 비로전에 있는 작은 동자상입니다.
지금 비로전으로 통칭하고 있는 곳이 불과 15년 여 전까지는 대웅전으로 불렸으며,
지금도 "대웅보전"이라는 현판을 걸고 있으니,
비로전에 있다고 해도 맞고, 대웅전에 있다고 해도 맞습니다.
비로전은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터라, 웬만한 검색에서는 '운문사 대웅보전'으로
그 결과를 확인하실 수도 있으실 겁니다.
절집의 법당을 "반야용선(般若龍船)"이라고 합니다.
반야, 즉 최고의 지혜를 향해서 용이 끌어주는 배-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법당 정면을 장식하는 데 있어서 용머리가
전각의 현판 양 옆으로 돌출되어 있는 경우도 흔히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는 '이 법당은 반야 지혜로 나아가는 배이니,
누구든 이 법당에 들어옴으로써 이미 지혜를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운문사 비로전은 그 자체가 반야용선이기도 하지만
법당 내부 천장에 작은 반야용선이 달려있어서
그 상징적 의미를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반야용선에 매달려 있는 동자상이 바로 악착보살입니다.
법당 정면과 뒷면의 큰 기둥을 연결하는 천장 구조물에 달려있는데,
실제로 재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약 50cm 쯤 되는 용 모양의 작은 장신구가 있고,
거기에 줄이 묶여서 아래로 늘어져 있습니다.
악착보살은 바로 그 줄에 매달린 채 반야용선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다행히 부처님 법을 만나,
이렇게 부처님 마음을 닮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생들은 반야용선에 발을 들여 놓기도 힘이 듭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전생, 그 전생의 어느 한 순간이나마
불보살님의 명호를 들은 작은 인연이 있어서,
그 인연 한 가닥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이가 바로 악착보살입니다.
이 생에는 이렇게 '악착같이' 매달려 있어야 하지만,
그렇게 매달려 있다보면 언젠가는
반야용선에 오를 날이 있겠지요.
법당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놓치고 지나갈 확률 100%인 악착보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도
부처님 가르침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담은
우리 조상님네의 센스에 함께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발원해 봅니다.
이 생에 부처님과 같은 깨달음을 얻어서
중생 모두와 함께 반야용선이 닿는 저 언덕에 올라지길...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다음생에라도
악착보살처럼 끈 하나에 매달리지 말고
당당히 반야용선에 오를 수 있는 선근을 갖추길...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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