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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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하세요, 가람지기입니다.

가람지기 | 2009.02.23 17:00 | 조회 2225

박경식 불자님, 안녕하세요. 운문사 가람지기입니다.

지난 2월 21일부터 오늘인 2월 23일까지 사흘간 운문사에서는 신년맞이 신중기도가 있었습니다.

박경식 불자님께서 참석하신 예불은 평상시의 새벽예불과 함께 기도를 올리는 시간을 함께 한 것으로, 염불 내용은 "화엄성중"이었답니다.

스님들의 숫자가 워낙 많고, 염불하는 속도가 좀 빨라서 '마음성주'라고 들으신 것도 무리가 아니예요. ^^

화엄성중(華嚴聖衆)이란 화엄 법계를 수호하는 뭇 성인이라는 말로,

불법과 부처님의 도량을 수호하는 많은 신장님들을 한꺼번에 칭하는 것입니다.

법당에 가시면 중앙에는 부처님이 계시고 옆면 벽에 신장단이 모셔져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104위(位:104명) 화엄성중님이 모셔져 있는건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하늘나라의 제석천왕을 비롯하여 토지신, 가람신, 산신, 조왕대신 등 '미신 아니야?'할만한 분들도 있답니다.

하지만 이건 불교가 가진 포용성을 살펴볼 수 있는 가장 극명한 부분입니다. 토착신앙을 배척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여 하나로 아우른 것이죠.

지금껏 무수한 신장님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는 곳은 어디든 함께 하시어

불법을 배우는 이들을 보호하고, 그 가르침이 이어질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비단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신령스러운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불법을 수호하는 낱낱의 수호신임을 되새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박경식 불자님이 지극한 마음으로 함께하신 염불 가운데 그 기운이 가득 배어 있었으리라 생각되어 고맙고 고마운 마음에 머리숙여 인사드립니다.


염불의 리듬은 염불하는 사람의 호흡을 따라가는 것으로, 그 횟수는 108번, 1000번, 3000번 등 원하는 만큼 하실 수 있습니다.

혹시 108 염주가 있으시다면 구슬 하나하나에 "화엄성중"하고 불러 보세요.

하루에 108번 그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여러 신장님과 함께하는 하루를 만들어가신다면

그 역시 언제나 부처님 도량에서 부처님과 함께하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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