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온 대중이 모여
'통알'이라고 하는 단체 세배를 마친 뒤
오늘 하루 휴식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뭘 할까 고민할 것도 없이
점심 공양 후 사리암으로 향했어요.
새해도 밝았고,
나반존자님께 세배 드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
통제소 앞에는 아니나 다를까
많은 차량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운문산 일대가 휴식년 중이어서
통제소에서는 사리암 신도증이 없는 분은
일단 등산객으로 간주하여 들여보내질 않습니다.
때문에 늘 말이 많은 곳이 통제소라
이곳을 지날 때면 한 편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복잡한 가운데서도 조용하고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기다리시는 모습에
사뭇 감동을 받았답니다.
"우리 불자님들이 최고야!" 하면서 말이죠.
사진에 잘 나오지는 않았는데,
사리암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에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처사님이 보살님을 이끌어주시는 모습이
참 따뜻해 보여서 담아봤습니다.
두 분, 모르는 사이에 모델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법당에서 참배를 하고,
굴법당에 나와서 존자님께 삼배를 올렸습니다.
천태각 앞으로는 줄이 길어서 올라가진 않았어요.
사실 어느 곳엘 가건 법당이나 부처님을
사진에 모시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오늘도 괜스레 눈치를 보며 한 장 찰칵!
아니나다를까,
제 뒤를 이어 처사님 한 분이 폰카로 사진을 찍으려 하자
옆에서 기도를 하시던 신도분이 막으시더군요.
제가 사진 찍는 걸 보고 시도하셨으텐데...
괜히 죄송해하기도 했어요.
사리암!
삿된 것을 여읜 곳입니다.
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이곳이 사리암이어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겁니다.
저 이름이 내려다보는
모든 땅, 모든 물, 모든 사람이
다 삿된 것을 이미 여의었으리라는
꿈 때문일 겁니다.
^^
이상, 지기 스님의 새해 첫 날, 사리암 참배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