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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거산 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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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 사리암 방문기

가람지기 | 2009.01.01 20:07 | 조회 2352

새벽에 온 대중이 모여

'통알'이라고 하는 단체 세배를 마친 뒤

오늘 하루 휴식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뭘 할까 고민할 것도 없이

점심 공양 후 사리암으로 향했어요.

새해도 밝았고,

나반존자님께 세배 드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

통제소 앞에는 아니나 다를까

많은 차량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운문산 일대가 휴식년 중이어서

통제소에서는 사리암 신도증이 없는 분은

일단 등산객으로 간주하여 들여보내질 않습니다.

때문에 늘 말이 많은 곳이 통제소라

이곳을 지날 때면 한 편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복잡한 가운데서도 조용하고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기다리시는 모습에

사뭇 감동을 받았답니다.

"우리 불자님들이 최고야!" 하면서 말이죠.

사진에 잘 나오지는 않았는데,

사리암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에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처사님이 보살님을 이끌어주시는 모습이

참 따뜻해 보여서 담아봤습니다.

두 분, 모르는 사이에 모델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법당에서 참배를 하고,

굴법당에 나와서 존자님께 삼배를 올렸습니다.

천태각 앞으로는 줄이 길어서 올라가진 않았어요.

사실 어느 곳엘 가건 법당이나 부처님을

사진에 모시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오늘도 괜스레 눈치를 보며 한 장 찰칵!

아니나다를까,

제 뒤를 이어 처사님 한 분이 폰카로 사진을 찍으려 하자

옆에서 기도를 하시던 신도분이 막으시더군요.

제가 사진 찍는 걸 보고 시도하셨으텐데...

괜히 죄송해하기도 했어요.

사리암!

삿된 것을 여읜 곳입니다.

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이곳이 사리암이어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겁니다.

저 이름이 내려다보는

모든 땅, 모든 물, 모든 사람이

다 삿된 것을 이미 여의었으리라는

꿈 때문일 겁니다.

^^

이상, 지기 스님의 새해 첫 날, 사리암 참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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