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자유게시판

자유로운 주제가 가능한 공간입니다.
그러나 부적절한 게시물이나 글은 삼가해 주시기 당부드리며, 광고성 글이나 부득이한 경우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RE: 간절한 마음에 보내어봅니다

가람지기 | 2008.11.27 13:12 | 조회 2207

정소이 보살님 안녕하세요.

보살님께서 생각하신 것 처럼, 절에서의 생활은 분명 아이에게 좋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운문사에는 승가대학, 즉 전통 강원으로서의 역할이 가장 큰 곳입니다.
많은 스님들이 모여서 엄격한 규율아래 정확한 시간을 엄수하며 살아가는 것은
일반인이 스님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과정의 한 수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통 강원이라 하더라도 신도님들과 함께 법회를 열고 부대끼며 살 수도 있지만,
저희 운문사는 애초부터 스님들이 자율적이고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택한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저희 운문사에는 신도회가 따로 없으며
일반 관람객들께서 공양을 하시거나
요사채에 머무르면서 스님들과 함께 생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승미의 경우도, 대단히 안타깝지만 저희 운문사에서는 생활을 함께 할 수 없겠군요.

대신, 이런 방법을 권해 봅니다.

우선 집 가까운 곳의 사찰에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는 곳이 있다면 보내보십시오.
어느날 갑자기 절에 가서 3주 정도 살고 오너라-하는 것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서 뛰고 노래부르며 노는 것으로부터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주말마다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서 어린이 오계 지킬 것을 약속한 아이들 치고
거짓말을 한다거나 나쁜 버릇을 가지는 아이들을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되면 각 사찰에서 운영하는 여름불교학교에 참여 시키는 것 역시
아이들의 작은 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마음의 변화는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은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저 멀리 산에 가서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부처님 법 역시 저 멀리 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죠.

생활 속에서 나 스스로가 부처님 마음 그대로임을 늘 기억할 수 있도록
부모님의 사랑과 형제들의 우정 속에서
너와 내가 다 부처님임을 아이가 느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대구 지역 내에서 아이가 지낼만한 곳이 있을지 알아보고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부처님 품 안에서,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이시길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