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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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명희 | 2008.12.02 11:25 | 조회 2537

기억 하실런지요....

저는 지난주 운문사에서 3일간의 행자생활을 하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입니다.

오랜시간 많이 생각하고 결심한 끝에 출가를 결정했습니다.

한번도 그 길이 쉬울 거라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운문사를 찾아 청도로 갈때와는 달리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마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부모님의 눈물이.....가슴깊이 새겨져 운문사에 있는 동안 한순간도 맘이 편하질 않았습니다.

내 삶이란걸 알면서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한 결정에 또 다시 후회를 하겠지요 또 언젠가는....

그걸 알면서도 그리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알면서도요.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후회를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문사에서 보낸 짧은 시간은 저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에 묻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정작으로 고와서 서럽다'라는 시구는 운문사 스님들을 보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언제나 밟고 그러면서도 청초한 느낌의 운문사 스님들...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고 운문사를 나왔습니다.

이렇게 글로써 인사를 대신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스님들 법명을 모르는지라....

먼저 후원에서 일할때 항상 춥지 않느냐며 챙겨 주시던 스님 (앞치마에 上자가 그리고 항상끼시는 노란 고무장갑엔 '별' 모양이 그려져 있던)시간날때 읽으라며 작은 법구경 책까지 빌려주셨는데...인사를 못드리고 와서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맛보라며 입에다 음식 넣어 주시던 후원에 계시는 스님들.

예불드릴때 맨앞에서 목탁치시고 종도 흔드셨던 두 스님 ..예불하러 올때마다 천수경 책 챙겨주셨는데.. 감사합니다.

좋은 은사스님 만나게 해달다고 기도 열심히 하라며 따뜻하게 말 건네주시던 스님.

가는길까지 좋은 말씀 해주셨던 원주스님.

그리고 처음 운문사 종무소를 찾아왔을때 후원이며 화장실,기거할 방까지 안내해주셨던 스님. 작은 알람시계까지 가져다 주셨지요. 예불드릴때 저와 같이 가장 뒷줄, 제 옆에 앉으셨던 공양은 후원에서 하셨구요.스님 법명과 또 어느반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안경끼셨고 체구가 작은편 이셨습니다. 이것만으로 알수 있을런지 .... )

잠시 다녀간 운문사가 벌써부터 그리워 진다면 거짓말이라고 하시겠지요?

하지만 그리워집니다.

어느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도 올겨울 처럼 따뜻했으면 합니다.

운문사 모든 스님들 건강하시길 저는 이곳에서 기도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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