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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말. ...

자연지키미 | 2008.05.06 18:32 | 조회 2103
83일째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말. 조고각하(照顧脚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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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은 금강 순례를 마치고
다시 달래강을 따라 남한강과 한강으로 가기 위해 오늘 증평 구간의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자연을 닮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자연을 닮은 모습으로 물길을 따라 함께 걸었던 참여자들을 기억해 봅니다.


<청주, 증평을 지나 괴산으로 갑니다>

순례단은 그동안 한강 - 낙동강 - 영산강 - 금강에 대한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되돌아보면 오랜 날들을 강물을 따라 흐르듯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순례단은 82일째인 어제(5.3)를 기점으로 금강 운하 마무리 행사를 진행한 후,
여기 금강수계를 떠나 한강으로 흘러가는 달래강을 만나기 위한 길을 떠납니다.
다시 달래강을 만나 그동안의 무사함을 반기고,
여강과 남한강을 만나 한강으로 흘러갈 예정입니다.
아직도 순례단이 가야 할 길은 멀고, 지워야 할 운하 계획 역시 많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이명박 정부가 운하를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시기에는 순례단도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순례 83일째를 맞이하는 오늘 순례단은 하룻밤을 유숙하였던 ‘대한불교수련원’을 떠나
금강의 지류라 할 수 있는 보강천(미호천의 지류) 석성교 옆 제방(석성제)에서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오늘 하루 순례 구간은 이명박 정부의 운하 계획과는 무관한 지역입니다.
순례단은 다만 금강수계 금강와 한강수계의 달래강 사이의 한남금북정맥을 도보로 넘기 위해
증평과 괴산지역을 순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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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장소에는 이미 멀리 서울과 인천, 순천에서 오신 참가자들이 도착해있었습니다.
너무나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사실 하루 하루 순례단을 찾아 함께 길을 가시는 분들이 순례단을 지키는 가장 큰 기운입니다.
순례단은 길을 가면서 만나는 동참자들이 전해주는 새로운 소식과 이야기에
때로는 기쁨도 때로는 슬픔도 배워나가며,
함께 걸으며 강이 전하는 이야기를 매일 새롭게 배워나가고 있기에 감사를 드릴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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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걸음은
“날이 더워지고 있습니다. 세상흐름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습니다.
걸음을 통해 함께 나아가는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라는 김현길 교무님의 아침기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자연을 닮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순례단은 그동안의 여정과 유사하게 오늘도 보강천 하천을 따라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검게 변해버린 물길을 보았고,
검게 변해버린 강을 보면서 순례단의 마음도 애궂게 어두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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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보강천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증평 씨름의 산실이라는 증평군 읍내의 강변 백사장 모래는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기 힘들었고,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수중보에 막혀 강물의 흐름은 정체되고
각종 오폐수가 아무런 여과없이 합수되고, 하천 바닥은 검은색으로 변한지 오래였습니다.
그 길에서 너무나 한적하여 평화로움 마저 느껴지는 농로와 제방에 앉아
검은 물길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이 상황이 되도록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강을 잊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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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소풍 기억이 전부인 강’도 이제는 ‘잃어버린 강’이 되었습니다. ‘생명의 강’은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이제 농촌공사와 수자원공사 등 정부기관이 관리권한을 가지고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곳곳에서 스스로 흘러가던 강물의 물길이 인위적으로 막히고, 강의 생명력을 유지하던 모래는 ‘골재’라는 이름으로 팔려나가는 상황이 되고, 심지어 ‘미군 훈련장’ 되어 일반인은 찾아가기도 힘들고, 그곳에 무수한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어디가 어떻게 망가지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생명의 강’을 잃어버린 시대에 드디어 ‘운하’가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순례단은 이 상황에서도
‘생명의 강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되찾기 위해 순례길에 동참한 자연을 닮은 사람들’
을 수시로 만났습니다.
‘운하’라는 계획 자체를 반대하기 위해 참여한 순례자도 많았지만,
한강과 다른 남한강의 모습에 신기해하셨하던 ‘생태안내자’,
팔당댐에 수몰되기 이전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던 두물머리 강변 백사장을 기억하시던 두물머리의 농민들,
인생에 있어 의미있는 신혼여행을 만들기 위해 순례에 참여한 신혼부부,
‘자연을 보여주고 싶어 이사하였다가 운하에 낙심한 퇴초의 젊은 부모’,
여강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기 위해 직장일을 쉬고 길잡이를 자처한 여주의 젊은 선생님과 교감선생님,
달래강에서 순례단의 길을 찾고자 산길을 헤매던 젊은 환경운동가,
지역에 살면서 처음으로 ‘달래강’을 걸어봐서 기뻤다는 ‘소리꾼’,
자연의 순리에 따라 땅에서 생명을 찾고자 하는 괴산의 농부,
문경새재를 넘어온 순례단에게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선사한 문경의 어린 천사들,
생명의 길을 함께 걷고 싶어 제주도에서 오셨던 이동수님,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을 확인하기 위해 어렵게 일정을 조정하여 ‘낙동강 봉촌제방’을 찾아왔다가
너무나 변해버린 모습에 낙심하신 수녀님,
너무나 환한 얼굴로 ‘남지 강변 모래 백사장’을 바라보며 고향을 소개하여 기뻤다는 창녕의 ‘길잡이’,
나주 어느 제방에서 영산강의 과거를 전해주던 풀뽑던 어느 아주머니,
2년만에 변해버린 새만금을 보며
‘새만금’ 그 한마디를 다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환경운동가와 이장님,
오늘 걷는 이길이 ‘어린 시절 소풍길’이었음을 이야기 하며 신나하던 금강의 어부와 농부,
순례단에게 더 좋은 금강의 모습을 소개하고 싶어 3번씩이나 금강길을 답사한 ‘금강 지킴이’,
어린 시절 이후 처음으로 ‘미호천’을 걸어봐서 너무 기뻤다는 청주의 사회운동가,
강을 바라보니 나 자신이 ‘후레자식’이었음을 고백하시어
순례단 모두를 뜨끔하게 만드셨던 목사님.

비단 이분들만이 아닙니다.
모두 나열하지는 못해 너무나 죄송스러운,
그러나 하루 하루 저희 순례단에게 생명의 마음을 나누어주신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순례단은 그렇게 ‘생명의 강이 흐르던 물길’을 기억하며,
찾고 싶어하는 부모님과 친구들과 어린 천사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기 증평에서 ‘어린 천사들이 전하는 생명의 소리’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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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모습으로 천상의 소리를 전하였던 어린이 중창단을 비롯하여
증평시민회에서 너무나 즐겁게 순례단을 맞이해주시고,
강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찾고 싶어 하던 모습을 순례단은 잊지 않겠습니다.
자연을 닮은 모습 그대로 오늘 순례단을 맞이해주신 증평시민회 관계자와
참여하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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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순례단은 보강교 하단에 이르러
오늘은 더 마음이 편하고 행복했다. 좋은 마음을 가진 어린 동심들이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마음 모아져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지기 바랍니다. 오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는 김규봉 신부님의 기도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조고각하(照顧脚下)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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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순례단이 하루를 머믈렀던 청주의 ‘대한불교수련원’ 마당의 화단 곳곳에는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안내문구가 있었습니다.
안내문구를 그대로 전하자면,

‘조고각하는 당신의 발밑을 잘 돌아보라는 말이다.
당신 인생의 발자취를 잘 돌아보라는 말이 될 것이다.
순간 순간마다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을 잘 돌아본다면
언제나 조심하고 큰 실수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라고 합니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과 국정운영자들에게 필요한 말이 아닌가 합니다.
광우병으로 세상을 끓게 만들었지만, 누구하나 국민이 왜 화가 났는지를 돌아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생명에 대한 염려하는 국민의 지심(至心)을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며
‘불순한 세력’ 운운하며 국민탓을 하기에 바쁜듯 합니다.
운하 문제 역시 '국민이 몰라서 반대한다‘고 앞으로는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정부는 뒤로 빠지고 기업을 전면에 등장시켜 국민간의 갈등과 분쟁을 유도하겠다는 발상입니다.
국민은 눈과 귀도 없는 사람들로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선인들이 말하는 ‘조고각하’는 반성의 의미라고 합니다.
자기 발밑의 허물은 못보고 남의 신발 밑 허물만 보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라 합니다.
그렇듯이 지금 운하를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탓’만 하면서 역설적으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언어유희를 즐겨하기 보다,
누구를 위해 추진하는지도 모를 ‘운하’와 ‘광우병 소’ 정책을 중단하고,
진정으로 국민에게 섬김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내고
국민의 생명의 소리를 수용하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길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비우면 비울수록 오히려 채워진다 합니다.
물길을 따라 강이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 길을 걷고 또 걸어왔던 순례단도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생명의 마음을 더 크게 나누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서울에서 오신 원불교의 김덕수 교무님은 “순례단의 처음 출정식 때부터 함께 하고 싶었다”고 하시며, “원불교 교리에는 사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천지에 보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배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우리 사회의 개발 정책의 병폐를 지지적하였습니다. “과연 이것이 누구를 위한 개발입니까. 이제는 우리 사회가 정말 길게 내다보고 판단해야 할 시점” 이라며 각성을 촉구하셨습니다.

추계예술대학교의 이가희님은 오늘 가족들과 함께 왔습니다. “문경세제를 간 적이 있었는데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지역 문화와 정서가 강에 반영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 참여하게 되었다”고 참여 동기를 밝히셨습니다. “이 아름다운 강은 달리 표현하면 시인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운하로 인해 자연재앙이 예상되거니와 많은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운하에 대해 경고하셨습니다. 또한 “아마 이명박 대통령께서 아름다운 강산을 보고 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며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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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환경회의의 이지윤 간사님은 오늘 상황실 싸이버팀과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고고학을 전공했고 그 속에서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지키자는 마음에 여기 까지 오게 되었다”고 참여 동기를 밝히셨습니다. “고고학에서의 활동은 한반도의 역사적 유물과 흔적에 대한 근원지를 찾아 잘 보전하는 일이었습니다. 잠재하고 있는 많은 흔적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문화유산을 한 순간에 갈아 엎는 것에 대해 소름이 끼쳤다”며 운하로 인해 소실될 역사문화유산을 걱정하셨습니다. 또 “현재 우리가 살아있는 이유는 선조가 살았기 때문입니다. 선조들은 강을 지켰기 때문에 살았습니다. 우리도 그와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어린 시절 강의 추억이 있는지, 당시는 자연이 더욱 잘 보전 되었을 텐데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었는지 알고 싶어요. 모른다면 지금이라도 아셔야 하지 않겠냐”며 각성을 촉구하셨습니다. “저는 순례단을 보고 강과 운하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를 계기로 운하가 마무리 되더라도 강을 배우고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이가희님은 “정부가 운하 건설의 강경한 의지가 있다면, 저 역시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운하저지를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굳은 의지의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에서는 단장이신 이필완 목사 / 김민해 목사 / 문정현 신부 / 김규봉 신부 / 홍현두 교무 / 김현길 교무 / 수경 스님 / 연관 스님 / 도법 스님 / 지관 스님 / 이원규 시인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길 동참자로는 박기성, 이은정(불교환경연대) / 김호영, 이지윤 외 6명(종교환경회의 사이버팀) / 최영이 외 3명(인천) / 이선진(순천) / 최병수(금강환경지킴이) / 오경석(운하백지화충북도민행동) / 김덕수 교무(서울) / 허성도(증평교당) / 오두희(평화바람) / 전성희(청주) / 최광식(인천) / 서마리아 외 4명(드림교회)이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증평시민회에서 추영우 수석대표를 비롯하여 어린이 합창단 등 많은 관계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진행순례팀에는 이상배(진행팀장) / 조항우(진행) / 강병규(진행) / 김희흔(진행) / 김창완(진행) / 강신화(진행) / 명계환(기수, 기록) / 김현순(동영상) / 이희섭(동영상) / 김선희(사진)님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일정 안내>

● 제84일 / 5월 5일(월)
모래재(시작점) - 대사삼거리(중식) - 달천괴강교(도착점) 이후 괴산지역 간담회

● 제85일 / 5월 6일(화)
휴식 및 구간 / 개인 정비

● 제86일 / 5월 7일(수)
충주 수주팔봉(시작점) - 남한강 탄금교(도착점)

● 제87일 / 5월 8일(목)
남한강 탄금교(시작점) - 남한강 목계교(도착점)

● 제88일 / 5월 9일(금)
남한강 목계교(시작점) - 덕음나루터(도착점. 충북-강원 경계)

● 제89일 / 5월 10일(토)
덕음나루터(시작점. 충북-강원 경계) - 홍호리

● 제90일 / 5월 11일(일)
홍호리(시작점) - 여주 신륵사 앞(도착점)

● 제91일 / 5월 12일(월)
휴식 / 구간 및 개인 정비

● 제92일 / 5월 13일(화)
남한강 지역 문화 유적 답사

*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금강환경지킴이 최병수님께서 길안내와 설명을 후원해주셨습니다.
* 원불교 김덕수 교무님께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주셨습니다.
* 증평시민회에서 마음을 모아 순례단을 반기는 행사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 박용훈 선생님이 주말동안 사진촬영을 후원해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5. 4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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