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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 소식

화엄반 스님들의 자비탁발 순례

가람지기 | 2009.03.17 17:37 | 조회 4356

옛날 우리 풍속에 음력 2월 1일은

바람 할머니가 내려 오시는 날-이라고 해서

집집마다 길쭉하게 생긴 '바람떡'을 해 이웃과 나눠 먹었다고 합니다.

옛날 부처님과 제자들은 마을에 내려가

꼭 일곱 집을 들러

그 곳에서 보시한 음식만으로

하루를 보내셨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스님들은 부처님이 하신 그대로 걸식,

즉 탁발을 통해 먹을 것을 구했고

불사를 이어왔습니다.

'비구', '비구니'라는 말도

사실은 '걸식 수행자'라는 뜻의 범어에서 시작한 말이니

우리들은 '걸식'을 바탕으로 한 수행자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상이 변하면서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탁발을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운문사에서는 4년 중 딱 한 번

음력 2월 1일 바람할머니가 내려오는 날

탁발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바람떡을 하는 집도 없고,

음력 2월 1일이 방학중이라

그 날짜에 변동도 많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스님들이 탁발을 가면

마을에서는 "스님 와 이제 오셨능교?" 하시며

떡을 잘라 주셨다고 하는군요.

어제는

운문사 화엄반 스님들의

'결식아동 돕기 자비탁발 순례'일이었습니다.

4~5명씩 한 조가 되어

부산, 대구, 경주, 양산, 동곡, 대천 등지로 나가

그 옛날 부처님과

그 제자이신 수많은 스님들이 하셨듯

염불을 하며

발우에 정성 가득한 보시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각처로 흩어져

내일이면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로 돌아갈

'돈'을 모아 온 화엄반 스님들...

이제는 일생에 단 한 번,

운문사 화엄반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탁발에 임했던 스님들은

그러나 아픈 마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목이 터져라 "석가모니불"을 왼 것도 좋고,

6시간 넘게 걷고 또 걸은 것도 좋다고 합니다.

휑하기 그지없는 재래시장 골목이

세 집 건너 다섯 집이 문을 닫은 상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고, 시님들 오셨능교~!" 하고

주름 진 얼굴에

활짝 꽃을 피워

꼬깃 꼬깃 접어 두었던

천원을 이천원을 내어주신

그 마음이...

아직도 어리석은 우리 스님네를

일깨워 주신 많은 시주의 은혜는

모두가 그 미소와 정성만큼이나 밝게 빛나는

부처님 마음과 닿아 있습니다.

거리에서 만났던

수많은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바쳐 돌아가 의지하고 예경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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