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운문 소식

겨울철 자자

가람지기 | 2008.12.18 16:21 | 조회 4188

어제 저녁 예불 후 청풍료에서 대중스님들의 자자(自恣)가 있었습니다.

자자는 포살과 함께 승가의 계율과 청정을 관장하는 행사입니다.

포살이 계본을 염송함으로써 대중이 계율로부터 어긋나지 않게 하는 참회 의식이라면

자자는 대중 앞에 스스로 나서서 잘못을 참회하는 의식입니다.

"가지런함은 우리의 습관"

운문사 학인 스님들은 '밀리미터'라는 별칭의 학장스님 슬하에 모여 있어서인지

가지런함이 몸에 배어있습니다.

아무리 머트럽게 살던 사람도

4년 동안 운문사에서 생활하고 나면

하얀 천에 물이 들듯

가지런함이 생활화되어 있곤 합니다.

자자일은 그런 가지런함에 풀을 먹이는 날입니다.

부러지게 딱딱한 규율이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계율을 지니기도 하고 때로 범하기도 하는 데 있어서

이미 열고 닫을 여지를 마련해 두신 부처님의 제자 사랑하는 마음처럼

우리의 자자는 나와 우리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이기 보다는

벗어놓은 신발이 가지런한지를 돌아보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저 숲에 줄을 선 나무들처럼

마루에 내어놓은 가지런한 경상처럼

댓돌에 벗어놓은 신발처럼...

대중스님들의 수행에 빳빳한 기상이 가득하길 발원합니다.




unnews_1229584868_20.jpg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